서울고법, 최·노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선고 기일 열어
SK 주식, 분할 대상 여부 쟁점…산정 가액·기준 시점도
조 단위 분할 가능성도 제기…일각선 법정 다툼 장기화 우려도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이혼 확정 판결로 37년 간 결혼 생활을 마무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재산 분할을 놓고 막판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판결인 파기환송심 선고가 24일 나오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혼 소송 당시 1심은 665억원을 재산 분할하라고 판결했으나, 2심은 이를 뒤집고, 1조3808억원을 재산 분할하라고 못 박았다. 이후 최고심인 대법원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내면서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재산 분할은 원점으로 회귀한 상태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재산 분할의 대상, 규모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훈풍에 힘입어 SK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상황이어서, 일각에선 조 단위의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분할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선고 기일을 연다.
이날 법정에는 지난번 변론 기일과 달리, 소송 당사자인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선고 기일은 재판부가 기작성된 판결문을 법정에서 낭독하는 자리여서, 당사자가 반드시 출석해야 할 의무는 없다.
최 회장의 경우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 않을 것이란 게 이미 확인됐다. 최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이번 서밋은 SK 뿐만 아니라 삼성, 현대자동차, 네이버, 엔비디아, 오픈AI, 앤트로픽, 브로드컴 등 글로벌 AI 기업 리더들이 총출동 한다.
노 관장 역시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이혼 소송 상고심 선고 기일 당시에도 노 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도 재판부가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재산 분할과 관련해 최종 어떤 선고를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파기환송심의 최대 쟁점은 SK 주식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판단할 지 여부다. 이는 앞서 이혼 소송 당시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린 부분이기도 하다.
노 관장은 자신이 양육 등 가사 노동을 담당하며 최 회장의 경영 활동을 뒷받침한 만큼 SK 주식도 공동 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회장은 상속 받은 특유 재산이라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만약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된다면, 최근 급등한 SK 주가로 인해 재산분할 산정 가액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17.9%, 주식 수는 1297만5472주에 달한다. 23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SK 주가가 65만5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최 회장의 소유 지분 가치는 8조4989억원에 달한다.
만약 재판부가 똑같이 반으로 나누라고 결정한다면 최 회장은 노 관장에 4조원 넘게 지급해야 한다. 단 10%만 되더라도 재산 분할 규모는 조 단위에 육박할 수 있다.
재산 분할 기준 시점을 언제로 삼을지도 판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준 시점을 이혼 소송 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할지, 현재 진행 중인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인 지난달 26일로 할지에 따라 산정 가액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항소심 변론 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 수준이다. 이에 최 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2조700억원대로 계산됐다.
그러나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따른 역대급 호황으로 최근 SK 주가가 5배 가량 치솟으면서 지분 가치 역시 크게 확대됐다.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81만5000원이다. 이로써 최 회장의 소유 지분 가치 또한 10조5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이렇듯 재산 분할의 대상, 산정 가액, 기준 시점 등에 따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나눠 가질 재산분할 규모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가운데)이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파기환송심 재판부를 향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이혼 소송 상고심 판결 취지에 따른 선고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1988년 결혼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당시 재벌 그룹 아들과 현직 대통령 딸의 결혼으로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2015년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리며 이혼을 요구해 세기의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7월 노 관장과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두 사람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여기에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고,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결국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최고심까지 진행됐다. 3심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불법 자금이므로 설령 SK에 유입됐더라도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파기환송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을 인정한 부분은 상고를 기각해 그대로 확정했다.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1월 9일 첫 변론 기일을 열었다. 그러다 올 4월 해당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두 차례에 걸친 조정 기일에서 합의를 시도했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2차 변론 기일을 열고, 변론 절차를 종결했다.
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재산 분할 소송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선고가 나오더라도 양측이 이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재상고 할 수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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