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인원 2명 그쳐…인력 확충에 무게
빅테크 출신 대거 영입…조직 재편 속도
도요타·폭스바겐과는 다른 전략 눈길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로보틱스 조직에 신규 임원을 집중 배치했다. 새로 선임된 임원 7명 중 5명이 이 세 분야를 맡았다. 핵심 보직인 자율주행개발센터장 자리는 한 달간의 공석 끝에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보고서에는 지난 6월 30일 이후 새로 선임된 7명의 명단이 반영됐다. 권정현 부사장(자율주행개발센터장), 김동욱 전무(SDV플랫폼개발센터장), 이승애 상무(Feature전략실장), 정우열 상무(보스턴다이내믹스 COS), 김기태 상무(모셔널 CSO), 김형우 상무(글로벌제조지원실장), 김한종 상무(미래사업전략실장) 등이다. 같은 기간 물러난 임원은 2명(부사장 1명·상무 1명)에 그쳤다.
신규 임원 7명 가운데 권정현 부사장과 김기태 상무는 자율주행, 김동욱 전무와 이승애 상무는 SDV, 정우열 상무는 로보틱스 업무를 각각 맡았다. 5명의 임원이 세 분야를 직접 담당하는 것이다. 김형우 상무와 김한종 상무도 로봇 양산과 신사업 투자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같은 기간 퇴임한 임원이 2명에 그친 만큼 이번 인사는 기존 인력 교체보다 특정 분야에 대한 인력을 늘리는 데 무게를 뒀다.
지난 6월까지 자율주행개발센터장은 유지한 부사장이 차량아키텍처&인테그레이션센터장과 겸직했다. 그러나 7월 1일자로 시행된 첨단차플랫폼(AVP)본부 조직개편에 따라 유 부사장은 신설된 SDV플랫폼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며 자율주행개발센터장 겸직을 내려놓았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약 한 달간 자리가 비었고, 같은 달 30일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를 거치며 지능형 로봇 개발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상용화를 담당했던 권정현 부사장이 외부 영입돼 자리를 넘겨받았다. 같은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SDV플랫폼개발센터장에는 애플과 테슬라에서 차량 무선통신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던 김동욱 전무가 영입됐다.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쪽 인사도 이뤄졌다. 정우열 상무가 새로 맡은 보스턴다이내믹스 COS 자리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부품 시퀀싱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기로 한 양산 계획과 같은 시기에 배치됐다. 김기태 상무가 새로 맡은 모셔널 CSO 역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거친 전략 담당으로, 모셔널이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레벨4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시점과 겹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모셔널 두 곳 모두 연구개발 단계에서 생산·서비스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맞춰 경영진을 새로 배치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버와 함께 시범 서비스 중인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번 인사에서는 내부 승진보다 외부 영입 비중이 높다. 권정현 부사장과 김동욱 전무를 비롯해 지난 6월 조직개편에서 함께 영입된 애플·토요타·엔비디아 출신의 제레미 마 전무(AVP본부 실리콘밸리실장) 등 새로 합류한 임원 상당수가 완성차 업계 밖의 빅테크 출신이다. AVP본부장인 박민우 사장도 엔비디아 출신이다. 그룹은 SDV·자율주행 조직의 핵심 보직을 자체 육성보다 외부 스카우트로 채우고 있다.
경쟁사 전략은 다르다. 도요타는 소프트웨어 자회사 우븐(Woven)을 통해 차량용 운영체제 자체 개발을 추진해왔다. 폭스바겐은 2020년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CARIAD)를 설립해 그룹 통합 운영체제 내재화를 시도했으나, 개발 지연과 대규모 인력 감축을 겪은 뒤 2024년 리비안과 소프트웨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중국 시장용 전기차 개발에는 샤오펑 기술을 도입하는 등 외부 협력으로 방향을 바꿨다.
스텔란티스는 폭스콘 계열사와 합작사를 세워 처음부터 외부 협업으로 대응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을 축으로 삼으면서도 그 핵심 보직을 외부 빅테크 출신으로 채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자체 개발과 외부 인재 영입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개발센터장이 한 달간 공석 상태를 거친 뒤에야 채워진 점을 두고는 업계 해석이 갈린다. 후임자를 확정하기까지 조직 공백이 발생했다는 시각이 있는 한편, 부사장급 외부 인재 영입에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은 오히려 신속하게 적임자를 선별한 결과로 볼 여지도 있다.
다만 완성차 사업과 로보틱스·로보택시 상용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상황에서 조직 공백이 반복될 경우 기술 내재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대목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등의 양산 목표 시점을 감안할 때 정해진 일정 안에서 리더십 공백 없이 조직을 운영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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