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철도 영업이익률 0.6%, 방산은 24.5%
저가 수주에 발목…상반기 내내 저마진 지속
해외 물량 본격화 통한 수익성 개선은 시험대
현대로템의 철도 사업이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기록하고도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쳤다. 20조원에 육박하는 일감을 확보했으나, 이익 창출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확보한 물량의 규모와 실제 이익 사이의 간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현대로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철도(RS·Rail&System) 부문 매출은 5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6억원에 그쳐 36.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6%로, 같은 기간 방산 부문(AD&RH·Aerospace·Defense·Robot·Hydrogen)의 영업이익률 24.5%와 큰 차이를 보였다.
전사 실적은 매출 1조6060억원, 영업이익 2324억원을 기록했지만, 철도가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1.6%에 머물렀다. 외형 성장은 방산 수출이 견인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7월 1일 조직 개편을 통해 철도 사업 조직인 레일솔루션사업본부를 RS사업본부로, 방산 조직인 디펜스솔루션(DS)사업본부를 AD&RH사업본부로 각각 재편했다.
철도 부문의 저수익 기조는 분기를 넘어 반기 내내 이어졌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매출 1조1280억원과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0.6%에 그쳤다.
외형만 보면 철도는 현대로템의 중심 축이다. 올 2분기 말 기준 회사 수주잔고 30조4046억원 가운데 철도 부문이 19조8670억원으로 약 65%를 차지했다. 방산 부문(9조8197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수주잔고는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섰지만, 저마진 계약이 섞여 있어 이익 반영 속도가 느린 편이다.
저수익의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국내 철도차량 시장은 공공 발주가 대부분이고, 최저가 경쟁입찰 구조여서 이익을 내기 어려운 영역으로 분류된다. 소규모 물량은 설계·개발 부담이 큰 반면 수익성이 낮아 제작사들이 입찰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구조적 한계는 최근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다원시스와의 계약 해지 이후 재발주한 ITX-마음(EMU-150) 146량 사업은 두 차례 입찰에 현대로템만 참여해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협상을 거쳐 계약 상대방을 정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사실상 단독 공급자 지위에 있지만, 발주 단가가 원가를 겨우 맞추는 수준이어서 수익성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저마진이 현대로템만의 문제는 아니다. 매출 기준 세계 2위권 철도차량 업체인 알스톰은 2025/26 회계연도 조정 EBIT(이자·법인세 차감 전 이익) 마진이 6.1%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철도차량·서비스·신호·시스템을 합친 알스톰그룹 전체 기준으로, 일부 철도차량 프로젝트의 실행 지연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철도차량 제조 자체가 대규모 초기 투자와 긴 납기, 낮은 마진을 수반하는 사업이라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철도차량 시장은 중국 CRRC가 21.1%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알스톰, CRRC, 히타치레일, 지멘스모빌리티, 웹텍 등 상위 5개사가 58.3%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가격·납기 경쟁력을 앞세워 이들과 경쟁 중인 후발주자다.
마진 개선 여지는 해외 물량에 있다. 현대로템은 2024년 2월 미국 LA메트로(8688억원)를 시작으로 모로코 2층 전동차(2조2027억원), 캐나다 에드먼턴 경전철(3200억원), 베트남 호치민 2호선(4911억원)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지난 7월에는 대만 타오위안 브라운라인 E&M 사업(3585억원)에 낙찰됐다. 마진이 높은 해외 프로젝트가 본격 생산 단계에 진입하고, 기존 저수익 물량이 소진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과거 수주한 저가 프로젝트가 이익률에 반영되면서 다소 낮게 나왔지만, 향후 모로코 등 해외 수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수익에 반영되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철도 부문 매출은 이미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2024년 1조4956억원에서 지난해 2조896억원으로 39.7% 늘며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고속철도와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물량이 외형을 키웠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도 지난해 11월 철도를 방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다만 매출 확대가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해외 수주는 현지 공장 설립과 공급망 구축 등 초기 투자비가 원가로 먼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향후 실적을 좌우하는 건 계약 조건과 공정률·원가율이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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