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22조‧KB 11조‧미래 10조…발행어음 경쟁, ‘조달’서 ‘운용’으로

시간 입력 2026-09-04 07:00:00 시간 수정 2026-09-03 17:37:03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7개사 발행어음 잔액 56조원…후발주자, 여전히 자금 늘리는데 집중
IMA 3사 운용전략 차별화…모험자본 20% 상향에 투자처 확보 관건

증권사 2026년 상반기 발행어음 조달액. <사진=CEO스코어데일리>

대형 증권사의 발행어음 경쟁이 자금 조달에서 운용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모험자본 공급 의무 기준을 두 배로 높이는 만큼, 기업금융(IB) 투자처를 확보하는 능력이 증권사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분석 결과, 올해 상반기 말 한국투자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등 7개사의 발행어음 잔액은 약 55조9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22조467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 11조32억원, 미래에셋증권 10조5776억원, NH투자증권 8조7752억원 순이었다. 후발주자 가운데서는 키움증권이 1조8160억원으로 가장 빠르게 몸집을 키웠으며, 하나증권(9993억원), 신한투자증권(2899억원)이 뒤를 이었다.

발행어음 사업 규모를 키운 기존 사업자들은 이미 경쟁의 무게중심을 운용으로 옮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통해 확보한 장기성 자금을 기업금융 자산 등에 투자하고 있다.

세 증권사의 운용 방식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상반기 말 한국투자증권의 IMA 투자자산은 2조8530억원으로 수익증권이 약 48%, 대출금이 약 3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IMA 금융자산은 3159억원으로 회사채가 38.7%로 가장 컸고 대출채권과 특수채가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은 IMA 투자자산 5444억원 가운데 대출금이 45.2%, 채무증권이 38.4%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증권, 미래에셋증권은 회사채, NH투자증권은 대출을 중심으로 각각 다른 초기 운용 전략을 택한 셈이다.

KB증권도 향후 경쟁 구도를 바꿀 변수다.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7조978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지난달에는 KB금융지주가 참여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완료했다. KB증권은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IB와 발행어음 사업의 투자 여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1조원 유상증자에 대해 “생산적 금융·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함께 발행어음, IB, 채권·자금운용, IMA 등 핵심·성장 사업 기반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모험자본 공급 비율은 의무 비율인 10%를 상회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월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며 “IMA 사업 추진을 위한 내부 준비를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신청 및 사업 개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이 운용 역량 강화에 나서는 배경에는 모험자본 공급 규제 강화가 있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IMA 조달 규모를 기준으로 한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을 올해 10%에서 내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모험자본 인정 대상은 중소‧벤처기업 투자와 기업대출, 메자닌, 벤처펀드 등으로 확대되는 반면, 일부 중견기업‧채권 투자는 인정 범위가 제한된다. 여기에 발행어음‧IMA의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 한도도 축소된다. 단순히 우량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만으로는 늘어나는 모험자본 의무 비율을 충족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후발주자들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공시를 통해 발행어음 운용 목표로 모험자본 규제 비율 달성과 수익성 개선을 제시하고 P-CBO, 중견기업 대출, 코스닥벤처펀드, BDC, 신기술‧벤처조합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발행어음 경쟁은 단순 자금 조달보다 모험자본 투자처 확보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IMA 3사가 이미 각기 다른 운용 전략을 보이는 가운데, KB증권과 발행어음 후발주자까지 조달 규모를 확대하면서 증권사 간 기업금융(IB) 딜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