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 점유율 33%로 ‘점프 업’…“SK하이닉스와 격차 확 줄였다”

시간 입력 2026-09-04 17:41:38 시간 수정 2026-09-04 18:16:39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2분기 삼성 HBM 시장 점유율 33%…전분기 대비 12%p↑
SK는 8%p 하락한 50%…삼성·SK 간 격차 37%p→17%p
삼성 메모리 약진 배경엔 첨단 HBM 역량 강화 주력 덕분
SK, 삼성 맹추격에 위기감↑…기술 초격차로 ‘HBM 1등’ 지키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삼성전자가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한때 HBM 패권을 SK하이닉스에 내주기도 했지만, 6세대 HBM인 ‘HBM4’를 시작으로, 7세대 ‘HBM4E’, 8세대 ‘HBM5’ 등 첨단 AI 메모리 경쟁력을 빠르게 제고하며 ‘메모리 최강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약진에 최강자인 SK하이닉스는 적잖이 놀라는 모습이다. SK는 초격차 기술 전략을 앞세워 삼성을 따돌리고 ‘HBM 1등’을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매출액 기준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이 33%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인 1분기 21% 대비 무려 12%p 급증한 수치다.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0%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다만 SK의 시장 지배력은 상대적으로 다소 약화됐다. 올 1분기 58%와 비교해 8%p나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간극은 크게 좁아졌다. 올 1분기 37%p에 달했던 양사 간 HBM 점유율 격차는 2분기 17%p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SK와의 간극을 좁힐 수 있었던 것은 차세대 HBM 역량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하며 글로벌 HBM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한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은 삼성전자를 단숨에 글로벌 HBM 시장 내 선두 주자로 발돋움 시키는 디딤돌이 됐다.

삼성의 HBM4는 이미 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지난 6월 방한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행사에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과 전격 회동했다.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난 전 부회장은 “황 CEO와 오랫동안 같이 협력해 왔는데, 오늘 가장 좋은 얘기를 나눈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올해부터 (엔비디아에) 6세대 HBM4 등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이 6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부회장이 6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확인한 삼성전자는 ‘메모리 최강자’ 굳히기에 돌입했다. 특히 핵심 AI 메모리인 HBM 역량을 강화, 경쟁 우위를 갖추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삼성의 의지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E 샘플 공급은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대를 넘어, 향후 수년 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삼성의 독보적인 공급 역량과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의 HBM4E는 6세대 HBM4에서 검증된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설계 및 공정 최적화를 통해 독보적인 성능도 구현했다. 핀당 동작 속도는 14Gbps에서 최대 16Gbps까지 지원한다. 이는 이전 세대 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치다. 또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을 제공해 거대언어모델(LLM) 및 차세대 AI 시스템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해준다. 여기에 전작 대비 에너지 효율은 16%, 열 저항 특성은 14% 이상 개선된 것도 장점이다.

용량도 대폭 확대됐다. HBM4E 12단 제품은 48GB의 고용량을 구현해 전작 대비 용량을 30% 이상 늘렸다. 삼성전자는 향후 고객사의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맞춰 32GB(8단), 64GB(16단)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HBM4E 샘플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사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양산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HBM4E 12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HBM4E 12단. <사진=삼성전자>

비단 HBM4E 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8세대 HBM5 목업(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HBM5에 적용될 핵심 열관리 기술 ‘HPB(Heat Path Block)’ 구조를 소개했다. HPB는 AI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다이와 다이 사이의 물리적 표면에서 발생하는 열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산·방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은 향후 HBM5부터 HPB를 본격 적용해 성능과 안정성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 HBM5에 1c D램과 최선단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선제적으로 적용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경쟁력을 앞세워 향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SK하이닉스 HBM4E 12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HBM4E 12단.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열세이던 HBM 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약진하는 가운데, HBM 선두 업체인 SK하이닉스의 발걸음도 더 빨라지고 있다.

4세대 HBM3, 5세대 HBM3E로 이어지는 양산·공급 경험을 자랑하는 SK하이닉스는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올 3월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HBM4 12단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

그러나 삼성이 먼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를 출하하면서 ‘HBM 1등’ SK의 입지에는 적잖은 흠집이 났다.

삼성의 추격을 허용한  SK하이닉스는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HBM4를 고객사에 공급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재 SK의 HBM4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동작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2분기 HBM4의 양산 출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 생산량을 본격 확대키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에 올 2분기 양산 공급을 시작했고, 지금은 안정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HBM4) 양산 수율과 품질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5세대 HBM3E와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엔 차세대 AI용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했다. 이번 신제품은 HBM4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이 대폭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핀당 최대 16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함은 물론, 에너지 효율도 20% 이상 향상됐다. 이에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데이터 처리 성능이 크게 강화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HBM 선행 개발 역량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HBM4E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선보일 수 있었다”며 “핵심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적기 양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