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양사 합병 공시에 제각각 다른 시정 조치 부과
SKIET, 정정명령에 따라 임원 해임·고발 가능성도 열려
양사 주주들 동상이몽…재무 부담 가중 vs 저평가된 합병 비율

분리막을 살펴보는 SKIET 직원. <사진=SKIET>
SK이노베이션과 분리막 사업을 영위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간 합병에 변수가 생겼다. 금융당국이 양사가 지난달 제출한 합병 관련 공시에 각각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와 정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합병 자체에 대한 지적은 아니지만, 향후 정정 내용에 따라 합병을 둘러싼 주주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가 지난달 26일 제출한 합병결정 관련 주요사항 보고서에 대해 금융당국으로 부터 각각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와 정정명령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해당 보고서의 보완에 해당하는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반면, SKIET에 대해서는 주요사항보고서에 대한 정정명령을 부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SKIET의 주요사항보고서에 대해 ‘기타 투자판단과 관련된 중요사항’ 등에서 중요한 누락 또는 허위의 기재가 있다고 판단했다.
SKIET에 대한 정정명령은 자본시장법 제164조에 근거한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중요사항이 거짓으로 기재되거나 누락된 경우 정정을 명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증권의 발행·거래 정지 또는 금지와 함께 임원 해임 권고, 고발·수사기관 통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2월 4일까지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하지 않으면 자본시장법 제122조 6항에 따라 신고서 자체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SKIET가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 역시 정정명령에 따라 내용 수정이 불가피하다.

SK 서린사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이번 합병을 통해 재무안정성 확보와 운영 효율성 제고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분리막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SKIET는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인한 장기 실적 부진으로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합병을 통해 재무안정성 강화 및 사업구조 효율화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분리막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5년 전 물적분할을 통해 분리·상장한 자회사의 재무 부담을 다시 떠안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신주가 발행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고, 합병 이후 이익 감소와 주주환원 여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SK온에 이어 SKIET까지 배터리 사업의 재무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이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SKIET 주주 측에서는 합병비율을 비롯한 합병조건이 불합리해 주주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물적분할을 통해 출범했으며, 2021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을 생산하며 상장 이후 한때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지만, SKIET의 최대 고객사인 SK온이 북미를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개선과 수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에 따라, SKIET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기업가치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저평가된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SKIET는 오는 14일 주주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합병과 관련해 소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수익성 회복이 늦어지는 시점을 자체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제조원가 절감부터 운영 효율화까지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다. 그러나 현재 위기 상황을 자체적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SKIET 관계자는 “회사 재무 및 사업 여건을 개선할 다양한 대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SK이노베이션과의 흡수합병이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사업 및 운영 구조 효율성을 높이는 등 회사와 전체 주주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한다고 진단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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