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점유율 27.2%…CATL·BYD 점유율 40%↑
中 배터리, 북미·유럽까지 공세 확대…K-배터리 텃밭 위협
K-배터리, ESS·로봇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경쟁력 강화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굴기가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강세를 보이던 북미, 유럽 시장도 더 이상 안전지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전기차 시장 내 경쟁력 강화는 물론, ESS·로봇·드론·선박 등 비전기차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EV 밖’ 돌파구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EV·PHEV·HEV) 등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316.2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8% 증가했다.
이는 중국이 포함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4%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외 시장이 전체 시장의 성장세를 웃돌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해당 성장은 중국 배터리 업체가 이끈 모양새다. 중국 업체인 CATL, BYD의 점유율은 40%를 웃돌았다.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7% 증가한 107.5GWh를 기록했으며, BYD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1% 상승한 33.4GWh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만 44.6%에 달했다.
중국 배터리 후발 업체의 성장세도 거세다. 고션(Gotion), SVOLT, CALB, EVE 등은 상위 10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해당 업체들은 중국계 완성차의 해외 판매 확대와 함께 유럽·아시아 및 신흥 시장에서 글로벌 OEM 공급 기회를 넓혔다.
중국 업체들의 선전 속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세 업체의 배터리 사용량을 모두 더하면 86.1GWh에 그쳤다. 합산 점유율도 37.6%에서 27.2%로 10.4%P(포인트) 줄었다.
이러한 하락세는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다. 포드는 지난 6월 미시간 공장에서 CATL 기술을 라이선스한 LFP 셀 생산을 시작했고, 폭스바겐은 엔트리 전기 SUV의 기본형에 LFP 팩을 적용하는 등 북미, 유럽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비중국 시장의 LFP 비중이 15.1%에서 26.5%로 늘었는데, 이는 중국계 배터리 업체의 선전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업체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용 배터리에 집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ESS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로봇·드론 등으로 적용처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가장 먼저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ESS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달리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삼성SDI 헝가리 법인·SK온 미국 조지아 1공장 전경. <사진=각사>
국내 배터리 3사도 ESS를 중심으로 비전기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을 겨냥해 생산시설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현지 공급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활용하면서 기존 생산 인프라의 가동률을 높이고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삼성SDI 역시 ESS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 ESS 생산 기반을 활용하는 동시에 LFP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ESS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ESS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고출력·고안전 제품을 앞세워 데이터센터용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SK온은 ESS용 LFP 배터리 공급을 본격화하며 후발주자 추격에 나섰다. SK온은 최근 미국 ESS 업체 네오볼타와 9GWh 규모의 LFP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행보를 보인다. 미국 조지아 공장을 활용해 ESS용 LFP 배터리 생산도 추진할 예정이다.
ESS와 함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목하는 시장은 로봇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형·고출력·고에너지밀도 배터리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보다 무게와 출력, 안전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질 수 있어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을 차별화할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 배터리 업계에서는 로봇용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 분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배터리가 차지하는 무게와 사용시간이 제품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높은 에너지밀도와 출력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로 대응해 나간다. 내년 하반기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용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와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확보할 수 있어 배터리 무게를 줄이면서도 로봇의 구동시간을 늘려야 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를 앞세운다. 휴머노이드 로봇 적용을 고려한 2170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일찍부터 마련하고 에너지밀도와 출력 특성을 앞세워 로봇용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LG전자의 휴머노이드 등 로봇 분야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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