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금감원, '엉터리 중도해지수수료 공시' 문제있다

시간 입력 2019-02-21 07:04:10 시간 수정 2019-02-21 07: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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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원장 윤석헌)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이 잘못된 금융회사의 중도해지수수료 통계를 공시하고 있어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계시스템 메뉴에 들어가보면 국내은행-재무현황-부문별손익-수수료부문 가운데 ‘농협은행’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농협은행은 코드 B3에 해당하는 ‘중도해지수수료’ 부문에서 2017년 9월 말 59억400만원, 2017년 12월 말 59억17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각각 계상돼 있다. 하지만 2018년 3월 말로 넘어가면 같은 항목인데도 불구하고 금액이 9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2018년 6월 말에는 1100만원, 2018년 9월 말에는 800만원이다.

수수료를 비롯한 경영관련 수치는 내외부적인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59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이 빠졌다는 것은 얼핏 봐도 이해하기 힘들다.

다른 은행 항목 수치와 비교하면 농협은행만의 편차는 도드라진다. 국민은행의 중도해지수수료 항목 수치는 △2017년 9월 말, 2400만원 △2017년 12월 말, 2500만원 △2018년 3월 말, 1700만원 △2018년 6월 말, 1800만원 △2018년 9월 말 3500만원 등으로 일정하게 공시돼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도 수치는 일정하게 나타났다.

농협은행만 수치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도해지수수료 항목에 대한 은행의 계상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2017년까지 퇴직연금취급수수료 계정의 업무보고서상 동일 계정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신탁수수료 항목 전체를 포함시켜 신탁중도해지수수료로 보고했다. 즉, ‘모든 신탁해지수수료’를 계상했기 때문에 해당 항목이 59억원으로 ‘과대 계상’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2018년 1분기부터는 정상적인 신탁계정중도해지수수료를 금감원에 보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18년부터는 해당 항목 수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농협은행의 2017년 말 누적 중도해지수수료는 4300만원에 불과하다.

항목을 계상하는 방법이 달라진 만큼 수치 변화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금감원 통계시스템에는 이를 고시하는 한 줄의 설명조차 없다.

통계시스템은 금감원이 감독업무 수행을 위해 금융회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제출받는 업무보고서를 기초로 정리한 자료를 모은 데이터베이스다.

금감원이 해당 수치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공시하거나 설명조차 달아놓지 않은 것은 ‘감독 업무’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기자가 이를 확인하고 금감원 금융데이터팀에 문의하기 전까지 금감원 측에서는 이와 관련된 상황파악조차 돼 있지 않았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람이 몇몇 직군에 한정돼 있다 하더라도 기준 변경이 반영된 제대로 된 수치가 공시되지 않으면 금감원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민석 기자 / rimbaud187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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