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제통 은행장을 선임한 KEB하나은행(행장 지성규)과 신한은행(행장 진옥동)이 서로 다른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 21일 공식 취임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중국에서 오래 근무한 ‘중국통’이다. 2001년 하나은행 홍콩지점 차장으로 파견 나가며 중국과 첫 연을 맺은 그는 △2004년 심양지점 △2007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단 팀장 △2010년 하나금융지주 차이나데스크 팀장 △하2015년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등 중국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지 행장은 2015년 하나은행 중국 법인장을 맡으면서 중국인 고객을 끌어모으는 등 현지화 전략을 사용해 성공을 거뒀다. 지 행장은 중국 법인 경영진을 중국인으로 교체하며 지점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그 결과 중국 법인 고객 80%를 현지인으로 구성해 2017년 말 373억원, 지난해 3분기 669억원 등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지 행장이 중국에서 거둔 성공은 하나은행 글로벌 사업에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하나은행 해외자산인 194억5200만달러 가운데 중국 자산이 47.7%에 달하는 92억7860만달러를 차지하며 ‘중국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 행장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취임간담회에서 “이미 진출한 중국, 인도네시아 등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2년 임기 동안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신남방지역 진출을 본격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진출지역을 뚜렷하게 밝힌 지 행장의 글로벌 전략은 중국에서와 같은 ‘현지화’다. 지 행장은 간담회에서 “해외 리테일 영업을 강화 하겠다”라고 일성하며 향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해외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2887억원 대비 3.0%(88억원) 증가한 2975억원으로 은행권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지 행장이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6일 공식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조금 다른 글로벌 전략을 제시했다. 진 행장은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인 SBJ은행장을 지냈던 만큼 ‘일본통’으로 유명하다.
진 행장은 특히 1997~1998년 외환위기(IMF)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일본에서 근무했던 경험 때문에 기축통화 지역에서 자금 조달 창구를 우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진 행장은 취임 간담회에서 “SBJ은행 설립 당시 기축통화 조달 채널이 필수적이라고 고집을 피웠고 덕분에 금융위기가 끝날 무렵 2500억 엔에 달하는 자금을 한국 본사에 보낼 수 있었다”라며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기축통화 지역에 똘똘한 채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신흥국 지역에의 진출도 도외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성장이 가능한 지역에서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진 행장은 “베트남이 지금 의미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 만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현지 은행과의 형태와 규모를 갖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거둔 전체 순익 1조9165억 원 가운데 12.8%에 해당하는 2448억 원의 해외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해외 손익인 2350억 원의 비중이 11.6%인 것 대비 호전된 실적을 거둔 것이다.
같은 시기에 취임한 두 행장의 서로 다른 글로벌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낼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민석 기자 / rimbaud187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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