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 수주 '대박' 터뜨리며 그룹에 존재감 과시...'본격 경쟁 신호탄' 분석
현대차그룹의 주요계열사인 현대건설의 박동욱 대표이사 사장과 정진행 부회장의 관계를 놓고 건설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이 3조원 규모의 이라크 대형 프로젝트 수주 소식에 박 사장이 아닌 정 부회장의 전면 부상으로 두 사람의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먼저 박 사장(1962년생)은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후 현대차를 거쳐 2011년 건설이 현대차그룹에 넘어갈 때 재경사업부장(전무)으로 돌아왔다. 이후 6년간 재무본부장(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재무를 총괄했고 2018년 대표이사 사장(등기임원)에 올랐다.
정 부회장(1955년생)은 1979년 건설로 입사해 1988년까지 일한 후 현대석유화학과 현대차, 기아차 등에서 근무하고 2011년부터 현대차 전략기획·홍보담당 사장으로 있다 작년 12월 부회장(미등기임원)으로 승진 후 건설로 그대로 복귀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에 피인수될 때까지 부회장직을 뒀으나, 그룹의 인수된 후 직제를 폐지했다. 이후 7년 만에 정 부회장의 건설 복귀를 위해 자리를 부활한 셈이다.
그룹에서 재무통인 박 사장을 대표에 앉힌 것은 건설의 수익성 개선과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작년 건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박 사장의 신임에 금이 갔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건설과의 합병에 고용불안을 느낀 나머지 노조를 설립하고 민주노총 산하로 들어가면서 성상록 엔지니어링 대표는 임기 1년을 남겨놓고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났다. 민주노총이라면 학을 떼는 현대차그룹의 의중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그룹의 미션이 박 사장에게 명확히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에서 부회장 자리는 명목상 자리로 재임 시 고문 역할을 하면서 퇴임을 준비하는 자리로 통한다. 그런데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부터 이라크 대형 수주까지 박 사장을 제치고 전면에 나서며 퇴임을 준비하는 모습에 반하고 있다.
현대건설 전 임원은 “회사의 공이 있는 임원에게 부회장직을 주는 것은 명예롭게 퇴임을 준비하라는 시간을 준 것인데 정 부회장의 행동을 보면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라크 수주를 통해 정 부회장이 그룹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인지시켰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 동문인 박 사장이 정 부회장보다 한참 후배고, 건설도 10년 후배이나 대표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의식할수 밖에 없어 그룹에서 긴장 관계를 잘 설정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해외 네트워킹이 강한 정 부회장이 해외사업을 챙기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라크 특사단으로 다녀왔고 글로벌 네트워킹이 좋아 해외 수주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허우영 기자 / rog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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