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으로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시중은행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SOHO) 등 기업대출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레드오션이 된 기업대출 시장은 그만큼 점유율을 확대하기가 녹록치 않다. 때문에 은행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한 발 앞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보없는 경쟁이 벌어지는 중기·소호대출 부문을 중심으로 은행의 경쟁구도와 성장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의 기업대출금은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98조351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5조620억 원 규모인 대기업 대출과 1조8740억 원인 금융기관 및 기타 대출금액을 제외한 나머지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Small Office Home Office·SOHO) 대출금이다.
하나은행의 중기대출금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81조4150억 원, SOHO대출금은 8.7% 많은 42조5420억 원이다. 전체 여신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업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기·SOHO대출 성장은 하나은행이 심혈을 기울이는 역점 사업이다.
◇ ‘디지털 고도화’로 부실·연체 사전 차단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에 맞춰 중기·SOHO 등에 대한 심사부터 고도화된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기업신용평가 시스템을 계정계(업무단 시스템)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 작업은 기업대출 가운데 조기경보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작업으로 기업대출에서 미리 발생할 부실·연체 채권을 잡아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나은행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RPA)도 활용해 기업여신 심사에 전문성을 부여했다. 하나은행은 인공지능을 연계한 2차 RPA프로젝트를 전행에 확산 적용하면서 8000개 기업 신용등급 자동 업데이트를 통한 금리산출과 기업대출 미실행 명세 자동 통보 등 영업점 업무를 포함시켰다. 직접적인 기업심사 여신에 RPA가 활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사를 담당하는 직원의 편의성을 증진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은행은 지식재산권(IP)을 담보로 하는 기술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은행 내 기술 전문인력을 확충해 PI 평가팀을 운영하는 등 무형자산 활용도를 높이고, 기계·설비 등 기업의 유무형 자산의 담보 활용을 위한 여신시스템 개편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외부 벤처투자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은행 내부에 ‘신성장벤처지원팀’을 신설해 그룹사 간 창업벤처투자협의회를 운영하며 중기·SOHO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피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직접투자, 금리감면’으로 상생 터전 마련
올해 3월 취임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중기·SOHO 대출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3년 간 200억 원 지분투자를 약속했다. 이미 5000억 원 규모의 직간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24개국 186개 네트워크 및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를 활용해 현지에서 주목받는 사업과 유망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성공할 수 있는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에도 신용보증기금과 102억 원을 중기 발전을 위한 출연금으로 약속했다. 신보는 이 출연금을 기반으로 협약보증 대출을 2868억 원 규모로 지원한다. 대출 대상은 혁신성장 기업, 일자리 창출 기업 가운데 창업 7년 이내 중소기업이다. 보증료 연 0.2%가 우대되고, 대출 기간은 최장 11년이다.
슈퍼마켓, 개인형마트를 운용하는 유통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지난 4월 대한상인과 업무협약을 맺고 소상공인 고객에게 특화된 혜택이 적용된 전용 대출상품과 제휴카드를 출시했다. 또 바쁜 생활로 은행 방문이 어려운 소상공인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 계좌개설, 가맹점 대금 관리, 구매자금대출 상담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
음식업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네트웍스와 제휴하고 비대면 개인대출 ‘이지페이론’ 신청 음식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0.5%의 특별 금리 감면을 제공한다. 최저 3.46%에 달하는 신용대출금리를 적용해 소상공인의 부담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처럼 중기·SOHO 대출 시장 성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상품 출시, 개발된 시스템 적용 등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민석 기자 / rimbaud187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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