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다른 은행들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적극 호응하면서 매년 기업 대출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가는 반면 국민은행만 ‘나홀로’ 긴축으로 돌아선 것이다. 여신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올해 4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58조4900억 원이다. 이중 기업대출(대기업·중소기업·자영업자)은 지난해 12월말보다 0.3% 감소한 115조9400억 원으로 전체 대출에서 44.9%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말 전체 대출의 45.1%(116조2400억 원)를 차지하던 기업대출 비중이 0.2%포인트 후퇴한 것이다. 반면 4월 가계대출(주택담보·집단·신용)은 작년 말보다 0.9%(1조2800억 원) 늘어난 142조5400억 원으로 전체의 55%를 넘어섰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요 은행들의 전체대출 규모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증가했다. 하나은행(45.9%→46.9%)이 1%포인트 오르며 상승폭이 가장 컸고 우리은행(44.5%→44.9%), 신한은행(47.7%→47.9%) 순이다.
리딩뱅크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은 2017년과 지난해 각각 6.3%, 6.6%의 성장률을 보이며 최근 3년간 47.7%∼48.0%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 4월 기업대출금은 103조4600억 원으로 작년말 보다 3.6% 늘었다.
하나은행의 기업대출도 작년 말보다 4.1%(3조76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4개월 전과 비슷한 106조 원대를 유지했다. 우리은행 기업대출금의 경우 같은 기간 3.1% 증가한 95조6500억 원을 기록했다.
이같이 국민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가져가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부합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부동산 등 가계대출을 옥죄고 유동성을 핀테크 기업 등 생상적인 분야로 공급하는 혁신성장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내년 1월부터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가계대출의 예대율 가중치는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줄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에 주력하라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원화 예대율은 96.6~98.2% 수준이어서 내년 가중치가 변경된다면 일부 은행은 금융당국의 규제선인 100%를 넘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예대율이 98%에 달하는 국민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내세우면서 기업대출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을 발표하면서 "일부 은행은 저금리 기조 아래 안정적 수익창출을 위해 가계·부동산담보대출 등에만 집중해 실물지원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취임 초부터 “외환위기 이후 혁신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 부동산금융 등으로 자금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스스로 위험에 대한 선별기능을 키우기보다는 가계대출 등 익숙한 분야로 ‘손쉬운 영업’에 안주하는 경향이 심해졌다”며 은행권을 질타했다.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중기 상황도 좋지 않는 등 지금은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보수적으로 여신성장 전략을 추진했다”며 “올해 부실 부분을 철저히 점검하고 성장과 수익성의 균형을 확보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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