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발목잡힌 은행주, 주가 부양책 ‘백약이 무효’

시간 입력 2019-06-21 07:25:18 시간 수정 2019-06-23 07: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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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실적개선에도 대출규제 등 악재로 주가 하락세 지속

4대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경기 침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등 악재에 시달리며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국의 규제 완화나 외인자본 유입, 기준금리 인상 등의 가능성이 낮아 앞으로도 주가가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1년새 20%대 하락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지난 20일 종가는 4만5500 원이다. 이는 지난해 10월5일 기록한 52주최고가 5만6700 원보다 19.8% 떨어진 것이다. 1년 전 주가 수준(5만5100 원)과 비교해도 17.4% 빠졌다.

하나금융 주가도 하락세다. 이날 종가는 52주 최고가(4만7400 원) 대비 23% 떨어진 3만6500 원이다. 전날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에도 2%나 빠진 것이다. 우리금융은 전날과 같은 1만4400 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7월 말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며 2만원에 육박하던 우리은행의 주가는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52주 최고가(4만8000 원) 대비 6.3% 떨어진 4만5000 원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지난해 1월23일 종가 5만3000 원 주가에 비하면 1.78% 하락했다.

이같이 금융지주 주가가 전년 수준을 회복치 못하면서 지주사 회장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공격적 해외 기업설명회(IR)을 추진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은 오는 24일 KB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총 3000억원 규모로 단행되는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은 주가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다. 하나금융이 자사주를 현금으로 매입하는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3월 1000주를 장내 매수해 총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지주사 상장과 함께 자사주 매입에 나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자사주 5000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총 5만8127주를 보유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지주 회장들의 해외 IR은 지속될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영국과 북유럽 등을 방문할 예정이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또한 오는 8월께 미국 등 북미지역 해외 IR에 나설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하반기 유럽 등으로 해외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해외 IR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주주의 이탈을 막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주가부양 효과 ‘미미’…상승 모멘텀 찾기 힘들어

문제는 이런 금융지주의 대대적 주가 부양 노력에도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당국의 가계대출 구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 외인자본 이탈 등으로 금융주의 매력이 떨어져 백약이 무효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것이 주가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도 금융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가계대출 성장이 억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대출 증가율을 작년 수준(7%)보다 소폭 줄어든 6%대에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이보다도 낮은 4%대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예상치는 4%대 중반, 신한은행 4%, 우리은행 2.7%, 하나은행 4.2%, 농협은행 4.9%다.

금융연구원도 올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2.7%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망치인 4.81%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은행 자산성장률도 3.8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명목 경제성장률 예상치인 4.3%보다 낮은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트렌드 연구와 함께 새로운 사업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은행이 진출하지 못하는 사업분야가 많아 결국 아웃소싱이나 유사한 청년창업가에게 자금을 주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며 “이자장사 이외의 사업으로 이익을 내라는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사업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큰손’ 외인자본 이탈도 문제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52주최고가(5만6700 원)를 기록했던 당시 외국인 지분율은 70.26%였다. 그러나 현재는 2.63%포인트 낮아진 67.63%로 내려앉았다.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율도 주당 5만3000원이던 지난해 1월23일에 비해 2.47%포인트 떨어진 67.39%다.

증권가에선 금융지주 주가의 반등 가능성에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정태준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대출이 가계대출보다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중기 대출 대손비용이 상승했고 대출규모도 쉽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경기 회복과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없어 금융주 상승과는 반대 국면”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은행 업종 주가가 상승 반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향후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송정훈 기자 / songhdd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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