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어려운 보험약관 내용을 쉽고 간결하게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약관 개선에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약관은 보험계약상 근거가 되는 것으로 보험금 지급사유, 계약무효 사유, 보험회사 의무 범위 및 의무 이행 시기, 예금자보호 등 보험계약자 권익보호에 관한 사항 등을 필수 기재하도록 돼 있다.
또한 보험업법시행령 상 보험약관 작성·변경 원칙에는 보험계약자가 이해하기 쉽게 표현이 명확하고 보험계약자의 합리적 기대 또는 사회공익에 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험약관은 여전히 길고 복잡하고 어렵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금융위원회와 보험개발원이 연간 2회에 걸쳐 실시하는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3개 생명보험회사의 정기·종신보험은 69.3점, 15개 손해보험사의 장기손해보험(상해)은 62.2점을 받아 모두 보통 등급에 그쳤다.
이 평가는 보험약관을 △명확성 △평이성 △간결성 △소비자친숙도 등 크게 네 가지 항목으로 나눠 점수를 낸다. 명확성에서는 ‘보장내용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담보개수’(생명보험), ‘본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여지’(손해보험)가 최다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생보사와 손보사는 모두 평이성 항목에서는 ‘어려운 내용에 대한 해설 미흡·누락’, 간결성 항목에서는 ‘불필요한 내용 삽입’에 대해 지적받았다.
어렵고 모호한 약관은 보험금 지급 시 보험사와 계약자 간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자살보험금, 암보험금, 즉시연금 관련 사태 등이다.
특히 올 들어 대통령과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이 복잡한 보험약관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고 개선의지를 나타내면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 운영, 소비자 평가위원 확대, 공모전 진행 등 소비자 의견을 듣기 위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지난달 31일까지 ‘좋은 보험약관 만들기 경진대회’를 열고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 과제는 알기 쉬운 보험약관 직접 만들기, 보험약관 개선 아이디어, 어려운 보험용어 쉽게 만들기 등 3개였다.
또한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대상자 중 소비자 대표 평가위원을 현행 5명에서 6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감독원·소비자원 추천 소비자 대표 외에 일반 보험소비자 대상 평가를 도입해 금융소비자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보험약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현실적인 과제도 많다. 약관 상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 중에는 의학용어 등 전문용어가 많은데 이를 풀어 쓸 경우 해석에 따른 혼란이 생기거나 내용이 방대해져 간결성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이해를 돕고 의견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간결성과 명확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금교영 기자 / kumk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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