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KEB하나은행 노조…막무가내식 투쟁 방식 내부에서도 비판

시간 입력 2019-09-03 16:54:06 시간 수정 2019-09-04 08: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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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보로금 등 요구하며 대규모 장외집회 계획..."지금이 돈 더 달라고 떼쓸 때냐" 자성의 목소리 높아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의 무리한 투쟁 방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업황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노조가 경영진과의 대화와 협상보다는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어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화보다는 고소·고발 '남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노사합의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별보로금 지급 및 승진인사 실시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즈는 앞서 지난 7월31일부터 하나은행 본점 로비를 점거하고 은행과 경영진을 비방하는 현수막을 설치했으며 유인물을 배포하는 한편 최근에는 본점 앞 거리에도 현수막을 부착하는 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노조의 투쟁에 대해 은행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안팎으로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특별보로금과 승진 등의 문제는 경영진과 얼마든지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데도 무리하게 투쟁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평균 연봉이 1억 원에 달하고 주52시간제로 ‘9to6’ 근무 혜택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더라도 보로금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노조의 투쟁방식은 대표적인 귀족노조의 모럴헤저드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는 게 은행 안팎의 지적이다.

KEB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노사가 하나가 돼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기에, 그것도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직원들의 워라밸을 추구해야 할 노조가 저녁에 직원들을 동원해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 직원들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불편은 물론, 참석인원에게 3만원 커피상품권을 주겠다면서 참석 유도를 하고 참여여부를 보고하라고 하는 노조의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DLF사태 성명서, 은행과 고객에 ‘비수’

이런 가운데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와 관련한 노조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노조는 DLF 사태에 언론의 관심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장과 조직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꾸며 은행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하나은행 측은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지난 6월 대책마련을 요구하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시장상황 악화를 우려해 금리 방향이 전환되기 전인 지난 3월부터 이미 문제가 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며 "4월부터 총 9차례의 직원 간담회를 개최해 현장의견을 듣고 심지어 노조가 참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영업현장 직원과 담당부서 임직원이 참여하는 자산관리 워크숍과 컨퍼런스, 마음 치유 프로그램 등을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경영진과 PB들이 이를 모두 외면해 온 것처럼 성명서를 배포함으로써 조직과 직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고 하나은행 측은 설명했다.

노조는 성명서 발표 후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달 26일 ‘PB 간담회’를 개최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고 밝혔지만 참석하겠다는 직원이 없어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 한 PB는 “노조가 성명서를 언론에 뿌려 마치 모든 게 은행과 상품을 판매한 PB의 잘못인 것처럼 포장해 고객들의 원성만 듣게 해놓고 이제 와서 무슨 간담회를 한다는 건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PB는 “문제가 된 상품은 상대적으로 만기도 길고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노조의 잘못된 성명서가 언론에 나오면서 상황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면서 고객의 항의와 비난이 빗발치기 시작했다”며 “하루 종일 고객의 항의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단 한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최소한 성명서를 뿌리기 전에 직원들과 상의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합원들로부터 외면 받는 노조

한편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하나은행 노조 집행부에 대한 비판이 은행 내부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현재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앱에는 노조의 행태를 비판하는 직원들의 의견이 적나라하게 올라오고 있다. “노조의 DLF 성명서 배포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에 대한 배신이다”, “노조의 DLF 기사로 고객들 항의 받느라 출근하기가 두렵다”, “노조는 직원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본인들의 안위만을 생각하나”, “지난 3년간 뭐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니 이제와서 직원들을 위하는 척?” 등의 내용이다.

또 내부 인트라넷 상의 실명 직원 광장에서도 직원 본인의 실명을 내걸고 노조의 행태를 비난하고 성토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글의 주된 내용은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논의돼야 한다”, “조직 평판을 무너뜨리고 직원을 힘들게 하는 사려 깊지 못한 노조의 행동은 비판받아야”, “노조는 직원들 위에 군림하려 하지 마라. 노조가 직원의 상전이냐” 등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가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순기능을 하지 못하고 경영권 간섭이나 정치적 투쟁만 일삼는다면, 결국 직원들은 정작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고 피해만 보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라며 “직원이 외면하면 노조는 존립의 근거를 잃게 되고, 고객이 외면하면 은행은 존립의 근거를 잃게 됨을 노조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송정훈 기자 / songhdd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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