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꺼리고 필요한 자금은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
올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 감소폭이 커지는 등 대기업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대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데다 저금리 기조를 활용한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올해 대기업 대출 잔액은 △6월 말 75조8093억 원 △7월 말 73조7428억 원 △8월 말 73조7523억 원 △9월 말 71조3078억 원 등으로 3개월 새 4조5015억 원이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올 9월 말에는 전월 대비 2조4445억 원이나 줄었는데 이는 국민은행에서만 2조6247억 원이 감소한 영향이다. 통상 분기 말에는 기업이 회계 결산을 위해 은행 대출 상환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잔액 감소폭이 더 크다.
은행 대기업 대출 잔액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수출감소와 국내 소비부진 등으로 대내외 기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과감한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중 무역분쟁, 경기침체 우려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물량을 늘리고 있는 영향도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1.3%대까지 낮아진 뒤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3%대인 은행 대기업 대출 금리보다 훨씬 저렴하게 자금 조달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 실적은 3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4%나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지난해 12월 1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발행 실적이 없어 은행 대출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은행들이 새로운 예대율 규제와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대출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우량 차주인 대기업 고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으로 방향을 틀면서 은행의 우량 중소기업 차주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또 신규 대출처 발굴을 위해 창업,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 등 비우량 기업 육성 노력도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은행의 대기업과 가계 주택, 가계 일반에 대한 대출 태도가 모두 축소로 전환한 가운데 중소기업만 유일하게 대출태도 전망지수를 플러스 7로 유지했다. 이 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고, 마이너스는 심사를 강화한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 감소로 은행들은 서로 한정된 대기업 파이를 뺏어 오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이미 한계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로 활로를 찾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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