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업계 경영전망 조사... 지방 영업구역 제한 등으로 성장동력 '발목'
저축은행중앙회(회장 박재식)가 저축은행 업계의 내년 경영환경 전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업계 양극화 현상에 대한 위기 의식이 반영됐다.
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1일까지 79개 저축은행에 ‘2020년 경영전망 서베이’를 진행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내년 경영전망 진단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매년 각 사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내용은 우선 내년 경영환경이 어떠할 것인지와 업계에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은 무엇인지, 각 사가 직면한 경영과제는 무엇인지, 대출 성장률과 주력 대출 상품 등으로 구성됐다.
또 최근 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양극화 현상에 대해 양측의 입장을 알아보는 항목들도 포함됐다. 수도권과 지방 영업환경에서의 우위 및 열위 요인과, 2020년 수도권과 지방의 영업환경 차이 전망, 대형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의 우위 및 열위 요인, 2020년 대형 및 중소 저축은행 영업경쟁력 차이 전망 등이다.
이어 내년 도입 예정인 영업채널(비대면, 대출모집인, 임직원 직접, 연계 영업, RMS업계, 한국이지론, 핀테크업계 등)은 무엇인지, 2020년 저축은행과 실질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금융업권은 어디인지 등이 들어 있다.
이같은 설문조사 항목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저축은행 간의 양극화 문제와 변화하고 있는 금융 환경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형 저축은행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자산 규모가 점점 커지는 반면 지역 경기 침체를 맞은 지역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또 선두그룹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각각 자산 규모가 8조 원과 6조 원대를 넘어 성장하는 가운데 1조~2조원대로 구성된 나머지 10대 저축은행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는 심해지는데 낡은 규제는 여전히 일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문제의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별화된 규제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79개 저축은행의 영업 규모, 포트폴리오 등 사업 모델이 천차만별인데 높은 예금보험료율, 영업구역 제한, 동일 업종 인수합병 제한, 가업승계 제한 등의 규제에 동일하게 묶여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 기반인 지방 경기 침체로 지역 저축은행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영업구역 제한에 묶여 있어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들 업체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더라도 규제 때문에 인수되지 못한다.다른 저축은행이 인수하고 싶어도 동일 대주주가 저축은행을 3개 이상 소유하지 못하는데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규제가 적용돼 저축은행 간의 인수합병이 불가능하다.
대형 저축은행에서는 자율화된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사 입장에서는 시장 개입이 과한 규제들이 많아 영업 규모를 키우거나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제한이 될 때가 많다. 규제들이 보다 자율화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은 최근 저축은행과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번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 움직임에서도 나타난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자체 전산망을 구축하고 모바일 플랫폼 출시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은 투자 여력조차 없어 비대면 채널의 경쟁에서도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9월 저축은행중앙회가 10개월여간 개발 끝에 여러 서비스를 개편한 저축은행 통합 모바일 앱 'SB톡톡 플러스'를 새롭게 출시해 중앙회 전산망을 사용하는 66개 저축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토스,카카오페이 등에 저축은행 계좌를 등록할 수 있는 간편송금도 개시했다.
한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공동 전산망을 쓰고 있는 대형 저축은행이 자체 전산망을 구축하려고 하면 저축은행중앙회 입장에서는 대형사가 빠져버리니 비용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들은 지방 경기가 악화될수록 연체율이 상승하고 순이익은 감소하면서 뱅크런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대형 저축은행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돌파구 마련의 계기가 없다. 이런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들에게는 영업구역 제한 규제를 완화해주는 식의 규제 이원화가 최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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