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美법인 역성장 지속…자금세탁방지법 비용 부담

시간 입력 2019-11-19 07:00:11 시간 수정 2019-11-19 08: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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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도 높은 자금세탁방지(AML)법 시행으로 국내 은행이 설립한 미국 법인의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당국이 요구하는 자금세탁방지 의무 수준이 상당한데다 관련 제재 대상에 오를 경우 대규모 벌금을 부과하고 있어 은행들은 긴장 수위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19일 미국에 법인을 보유한 신한·우리·하나은행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 이들 법인의 3분기 순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한 13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21억7700만 원에서 올 3분기 14억77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 법인의 경우 여러가지 요인이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지만 내부통제 관련 비용 증가가 주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 3개 법인을 보유한 하나은행도 하나뉴욕파이낸셜이 57.9% 감소한 12억8300만 원, 하나로스앤젤레스는 23.7% 줄어든 25억5200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뱅코프의 손실은 38억1600만원에서 48억7200만 원으로 확대되는 등 미국 법인 모두 실적이 역성장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강화에 대비한 인적, 물적 인프라 개선을 위한 비용이 증가한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우리아메리카은행도 158억1500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지만 국내 은행 미국법인 가운데 압도적으로 큰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는 우리은행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해놓으면서 비용이 선반영된 탓에 영향이 미미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비용은 미리 반영된 탓에 영향이 미미했다"며 "미국 법인의 실적이 소폭 감소한 것은 글로벌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미국 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함에 따른 것이지만 미국법인 영업은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미국 금융당국에서 우리아메리카뱅크를 상대로 진행한 종합검사를 문제없이 통과했다. 또 지난 상반기부터 우리은행 등 자회사가 함께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우리금융그룹은 금융권 최초로 그룹통합 자금세탁방지 체계인 ‘그룹AML/CFT정책(One AML/CFT Policy)’을 도입했다.

이 밖에도 지점과 사무소 형태로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들이 미국에 진출해있다.

미국 금융당국은 2017년부터 국내 은행들에 자금세탁 방지체계와 리스크 관리, 준법경영 등 현지 수준의 강도 높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관련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대 채용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탓에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KEB하나은행은 자금세탁방지(AML)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 27명이었던 전담인력을 올해에는 39명으로 12명 증원했고, 앞으로도 전담인력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미국 등 해외 영업점에도 해외영업점별 컴플라이언스 담당 전문 인력을 통해 업무를 수행 중이다.

또 하나은행은 올해 FATF의 한국 상호평가를 앞두고 지난해 4월에 담당부서를 현재의 자금세탁방지부로 독립 조직 개편했고 올해에는 위험평가모델 고도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도 연초 자금세탁방지팀에서 자금세탁방지부로 승격하고 자금세탁방지 관련 인력 60명으로 확대했다. 또 지난 6월 해외점포 주재원과 본점 컴플라이언스 업무 담당직원, 관련 부서 실무자 600여명 대상으로 톰슨로이터사 자금세탁방지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교육을 실시했다. 비대면 해외송금도 동일한 해외 수취인에게 건당 미화 5000불 이하로 하루 두 번까지만 송금 가능토록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미국에 진출해 있는 법인은 워낙 영세하기 때문에 미국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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