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따라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저원가성 수신 규모가 1년새 크게 늘었다. 이에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대출 이자 부담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의 지난해 12월 요구불 예금(MMDA 제외)잔액은 407조1338억 원이다. 1년새 44억78억 원(12.1%) 늘어 두 자릿수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 연 0%대의 수시 입출금식 상품으로, 저원가성 예금에 속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은행들의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차에서 발생되는 수익) 관리 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핵심예금으로도 불린다. 반면 고객 입장에서 요구불예금 상품의 금리는 연 0.1% 수준이라 사실상 이자가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요구불예금에 수요가 몰린 것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예적금 금리가 매력도가 떨어졌고, 갈 곳 없는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가 연 1.75%에서 연 1.50%로 인하한 데 이어 10월에는 1.25%로 내렸다. 이에 따라 은행 총 수신의 연 금리는 지난해 1월 1.42%에서 8월 1.35%, 11월 1.27%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런 요구불예금 증가는 은행들이 낮은 비용으로 조달한 대출재원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날수록 은행들이 또 다른 대출재원을 찾기 위해 보다 높은 조달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이는 대출이자 부담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의 수신 상품 금리의 가중평균금리로 산출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하락했다.코픽스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내려가는 구조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0%로 전년 12월 2.04% 대비 0.44%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잔액 코픽스도 지난해 6월 1.68%에서 1.49%로 0.19%포인트 내렸다. 이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은행들의 전체적인 수신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가계대출 은행인 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16일부터 2.81~4.31%로 전날(2.84~4.34%)보다 낮아졌고, 신 잔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도 2.91~4.41%에서 2.85~4.35%로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을 늘리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 수익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유치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낮은 금리만큼 이탈 가능성이 커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작년 신 예대율 규제 때문에 은행들이 예금 확보 경쟁을 펼쳤고, 요구불예금에 자금이 대기한 영향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요구불예금 증가와 더불어 전체 수신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코픽스도 하락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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