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연임이 확정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초부터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대규모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와 관련한 금융 당국의 제재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가 고민이다. 또 금융지주사로 거듭나기 위한 인수합병(M&A)를 위해 필요한 내부등급법의 승인 여부도 골칫거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손태승 회장은 금융감독원의 DLF 관련 2차 제재심의위원회에 참석했지만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 지난 16일 열린 1차 제재심에 이어 2차에서도 최종 결론이 연기되면서 3차 제재심의가 열리는 오는 30일께 손 회장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수위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았고, 이번 제재심에서 금감원은 CEO의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중징계(문책 경고)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이에 맞서 내부통제를 구실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며 중징계 수위를 최대한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달 30일 3차 제재심의에서 중징계를 받게 되면 손 회장은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다만30일 징계 수위가 결론나더라도 최종 징계 확정이 손 회장의 취임이 예정된 오는 3월 우리금융 주주총회 이후로 미뤄지면 회장 연임은 무난할 것이란 게 금융권 시각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측이 중징계 결과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서려면 금융 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손 회장이 올 1분기 내 목표로 하고 있는 내부등급법 변경에 대한 금융 당국의 승인 차질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부등급법이란 금융사 자율적인 내부 모형에 따라 자본비율에 산출되는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금융이 적용받고 있는 표준등급법 보다 위험가중자산이 훨씬 낮은 수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자본비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에 손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지난해 2월 지주사 출범 이후 1년여간 내부등급법과 표준등급법을 병행 산출하며 금감원과 사전 작업을 통해 올해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을 목표로 주력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리은행이 먼저 내부등급법 모형을 적용받으면서 올 1분기 내로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변경이 승인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해졌다.
현재는 표준등급법 적용 탓에 타 금융지주사 대비 현저히 낮은 자본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부터는 우리금융이 시스템적 중요은행지주(D-SIB) 규제에 적용되면서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등을 규제치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지난해 잦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1조9000억 원 가량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자본비율로 인해 대규모 인수 자금이 필요한 대형 M&A에는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매물로 나온 우량 생보사 푸르덴셜생명에 예비 입찰에 불참한 것도 현재 표준등급법 적용 탓에 부족한 자본비율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자산운용사, 부동산 신탁사 인수와 아주캐피탈 지분 37.5% 매입 등 의미있는 비은행 M&A를 이루는 것은 성공했지만, 여전히 지주 이익에 큰 기여는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 가운데 우리은행 수익 비중은 95% 이상에 달한다.
현저히 저평가됐던 우리금융 주가는 최근 들어 더욱 힘을 쓰지고 못하고 있다. DLF사태뿐만 아니라 증권사 등 대형 M&A가 진행되지 못한 점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종가는 1만850원을 기록해 52주 최고가 1만6000원 대비 32.2%나 빠졌다.
정부는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잔여지분 17.3%를 내년부터 3년 내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 예보는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 3대 원칙 중 하나인 '공적자금회수 극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유의미한 대형 M&A를 통해 금융지주사 체제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손 회장은 대형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동시에 올해 '소비자 신뢰 회복'을 최대 목표로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고객의 믿음과 신뢰를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경영목표를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이라 선언했다. DLF 사태로 실추된 소비자 신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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