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실적 악화될 판에 DLF·라임·키코사태 따른 배상충당금으로 '골머리'

시간 입력 2020-02-13 07:00:05 시간 수정 2020-02-12 19: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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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 라임 펀드 환매 등으로 쌓아야할 충당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과거 키코(KIKO)사태 배상 의무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배상금 지급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4분기 하나은행에서 발생한 DLF 손실 사태 배상 이슈와 관련 1595억 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올해 발생할 배상 이슈와 관련해 최대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하지만 이익 상쇄는 불가피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충당금 등 전입액은 총 7773억 원이 발생하면서 충당금적립전 이익 4조528억 원에서 차감돼 영업이익 3조2755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DLF 배상금 및 과태료 관련 충당금 800억 원을 지난해 4분기에 반영했다. 금감원은 DLF 사태 관련 과태료를 하나은행은 260억 원, 우리은행은 230억 원으로 부과한 상태다.

문제는 두 은행이 판매한 파생결합증권 상품 7950억 원 가운데 지난 1월까지 판매한 영미 CMS(이자율 스와프)금리 연계 DLF 상품 약 5425억 원이 최근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국 CMS금리가 요동을 치고 있어서다.

만약 만기가 도래되는 올 상반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지속돼 추가 DLF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두 은행이 지난해 인식한 DLF 충당금을 초과한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DLF투자손실에 대해 40%~80% 배상을 결정했다. 두 은행은 각 DLF 상품별로 손실율이 확정되면 자율 배상에 나설 예정이다.

게다가 1조6000억 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를 계기로 판매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여부가 드러날 경우 배상금 지급 부담이 커진다.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3259억원, 하나은행 959억원, 부산은행 427억원 등 7개 시중은행이 라임 펀드를 판매했다. 지난해 4분기 신한금융은 라임 사태 배상 관련 충당금을 신한금융투자에 565억 원을 쌓아뒀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 4대 금융지주가 라임사태 등 사모펀드 부실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손실을 대부분 반영치 않았다"며 "펀드의 상각을 미룬 결과 신한지주의 경우 TRS(총수익스와프)차입금에 대해 10% 정도 충당금을 적립한데 그쳤다. DLF 보다 손실률과 배상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라임 관련 충당금을 과소 적립한 것은 올해 실적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과거 키코 사태 관련 배상금 이슈도 산적하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으나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키코 상품 관련 분조위 결과 은행별 배상금액을 신한은행 150억 원, 우리은행 42억 원, KDB산업은행 28억 원, 하나은행 18억 원, 대구은행 11억 원, 씨티은행 6억 원 등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선제적으로 지난해 4분기 키코 배상금 42억 원 관련해 충당금 90억 원을 인식했다. 나머지 은행들은 DLF, 라임 사태 등 굵직한 사태에 이어 키코 배상까지 할 경우 소비자 신뢰 실추뿐만 아니라 재무적인 부담으로 주주들의 눈치도 봐야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배상 의결을 미루고 있다.

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비용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립한 리스크 대응 차원이라는 점에서 건전성 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은행권이 통상적으로 대출이 회수되지 않는 등 부실 발생을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 외에도 금융상품판매와 관련해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10월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지속해서 굵직한 금융상품판매 이슈까지 발생하면서 예상치 못한 영업외적 비용 부담을 떠안고 있다. 이는 수익성 및 주주가치 면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 연구원은 "4분기에도 마진이 평균 0.05%포인트 하락했고, 하반기에만 0.11%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DLF 사태, 라임사태 등으로 신탁, 펀드, 방카슈랑스 등 PB 사업의 수익 감소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결국 해결책은 은행의 신뢰도 하락을 막기 위한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시장 개입 축소를 통한 가격(금리)과 수수료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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