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급증' 페퍼저축은행, 초고속 몸집 불리기...문제 없나?

시간 입력 2020-02-13 17:35:35 시간 수정 2020-02-15 07: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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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자산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건전성 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신용대출자산을 중심으로 짧은 기간 동안 급격한 속도로 몸집을 불리면서 부실채권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대출 연체율이 2017년 말 4.8%에서 지난해 6월 말 13.7%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조치를 받았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취급규모는 1387억 원에서 2816억 원으로 103% 급증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자영업자들의 가계 상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에 대한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신규 신용대출 취급 시 실제 사업영위여부, 업력 등 사업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개인사업자대출 뿐만 아니라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부실채권 규모도 큰 편이라는 점이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고정이하분류 여신은 1845억 원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 6.64%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5.9%로 상위사 SBI저축은행 2.9% 한투저축은행 2.2% 웰컴저축은행 3.5% OK저축은행 4.2% 등 에 비해 높다.

이는 지난 몇년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에 급격한 자산 성장을 이어온 탓에 덩달아 부실채권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3년 자본금 1000억 원대로 창립해 시작한 페퍼저축은행은 2018년 6월 2조 원을 돌파하며 자산 순위 10위에서 작년 2분기 2조7000억 원을 기록해 4위로 껑충 뛰었다. 이어 같은 해 3분기에는 자산 3조 원대에 진입했다.


실제 거액의 대출리스크가 발생한 기업도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매분기 경영공시에 직전분기 대비 부실여신잔액이 10억원 이상 증가한 업체를 대상으로 상위 20개 업체를 공시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2분기 건설업체 1곳이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부실여신 26억 원이 증가했고, 3분기 종합스포츠시설운영업 1곳에 30억 원이 늘었다.

이미 페퍼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은 2018년부터 악화돼 왔다. 연체율은 2017년 4분기 말 3.68%에서 2018년 12월 말 7.53%로 치솟았고, 2019년 1분기 6.38% 3분기 5.89% 등으로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상반기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부실채권 매각 가치 산정 과정에서 내부 사정에 의해 매각을 못한 탓에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최근 매각하고 있어 곧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까지 부실채권들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의 경우 두자릿수대로 치솟았고 결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은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금융사는 고정이하여신채권을 유동화 기업 등에 매각하는 방법으로 연체율과 건전성 지표 등을 관리하긴 하지만 몇 백억 원대 규모 이상을 팔기는 쉽지 않다”라며“이미 1000억 원 넘게 쌓여버린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진 몸집만큼 대출채권 매각 손실과 대손상각비 부담도 커지면서 수익성은 저조한 상태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504억 원) 증가한 1946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출채권관련손실이 전년 동기 6억 원에서 165억 원 급증한 171억 원, 대손상각비는 33% 늘어난 815억 원이 비용으로 발생하면서 순이익은 6.3%(5억 원) 감소한 75억 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만약 건전성 악화가 지속돼 대출 부실화로 이어질 경우 업계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A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업계 전체적으로 과거 부실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뿌리 박힌 소비자들의 ‘고금리 대출’, ‘부실화’ 등을 탈피하기 위해 브랜드 인식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건전성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개별 저축은행에 대한 이미지가 업계 전체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부실화가 발생할 경우 업계에 고객 자금 이탈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려의 시선이 큰 게 사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은 업계 규제로 인해 비금융업 사업 영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비이자수익이 거의 없다. 금융사 본연 업무인 고객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내주며 얻는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얻는 수익)'이 주수익원이다.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이미 지난해 6월 금감원에서 시정 권고를 전하면서 전체 대출에서 5~6% 차지했던 대출 규모를 매각 등을 통해 줄이고 리스크 관리를 보수적으로 강화했다"라며 "총 부실채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는 업계 평균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지난해 12월 말 매각을 통해 어느정도 건전성 지표들이 개선됐다. 급격히 리스크 관리 정책을 바꾸는 것은 비 올때 우산 뺏는 격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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