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그간 사업 강화를 추진해온 자산관리(WM) 관련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노조 요구에 따라 비이자이익을 감축키로 합의하면서 WM사업이 더 위축될 전망이다. 낙하산 인사로 논란을 빚은 윤종원 행장이 노조 요구에 입지가 위축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미 시중은행과 비슷한 영업조직을 갖추고 수익 경쟁을 벌여온 기업은행이 다시 국책은행과 상업은행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에 빠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기업은행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수료수익은 전년 대비 5.7% 감소한 7094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자산관리(WM) 관련 수수료 수익은 4.8% 감소한 1864억 원이다. 보험판매수수료는 전년 대비 37.4% 감소한 69억 원,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0.6% 줄어든 337억 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다만 신탁보수 수익은 유일하게 14.7%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사태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됐고, 저축성 보험 판매 부진 등으로 방카슈랑스 판매가 주춤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윤종원 행장이 판매 수수료 관련 수익을 줄이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택하면서 WM사업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기업은행 비이자이익 부문 상품판매실적을 임직원의 경영성과지표(KPI)에서 축소하는 방향의 성과체계 개편을 담은 '노사 실천 과제'에 윤 행장이 서명했기 때문이다. 영업점 직원들에게 판매 압박을 줄이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비이자이익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맞지만 은행 수익을 줄이자는게 아니라, 정책금융 기관이라는 공공금융 목적에 따라 시중은행과 같은 비이자수익 상품 경쟁으로 목표 할당을 두기 보다는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좀더 비중을 두자는 취지"라며 "다만 윤 행장 임기 동안의 실천과제일뿐 강제 시행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김도진 행장 임기 당시에도 기업은행은 노사 합의를 통해 경영평가항목에서 방카슈랑스와 자회사 시너지 영업 등 2가지 지표를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방카슈랑스 판매가 2018년 국정감사 때 지적받은 꺾기 의심거래의 상당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비판에 따른 것이었다. 이 영향으로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수익의 경우 전년 대비 37.4% 감소한 69억 원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상태다.
문제는 이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비슷한 영업조직을 구축해 수익 경쟁을 펼쳐왔고, 최근 1~2년간에는 자산관리 사업 확대 경쟁 반열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은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취임 이후인 2018년 초 WM사업부를 WM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지난해에는 고객 수익률 평가 시스템 구축, 고객 우대 서비스 '윈 클래스'를 전면 개편하며 WM사업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윤 행장이 노조의 27일간 출근 저지 끝에 취임하면서 다시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을 감축해야한다는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자수익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게 되는데 이는 최근 저금리 기조 아래 은행권 필수 경영 전략으로 꼽히는 비이자이익 강화에 반대되는 행보다.
역대 최대 실적 갱신을 이어오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는 실적도 임원 및 자회사 원샷 인사 등을 앞둔 윤 행장의 고민거리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8% 감소한 1조6275억을 기록했고 은행은 7.2% 줄어든 1조4017억 원이다. 순이자마진(NIM)은 코리보 금리 하락 영향으로 전년 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1.83%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와 기업 신용등급 재평가 영향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210억 원 대규모로 발생해 이익에서 차감되며 대손 부담도 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이자이익 가운데 판매 수수료 관련한 수익은 줄어들겠지만 외국환 업무, 유가증권 관련 손익, 현재 확대되고 있는 문화콘텐츠 사업 업무 등 다양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며"DLF 손실 사태 등으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경각심과 소비자 보호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영업점 직원들의 과당 경쟁을 지양하자는 취지에서 실천 과제에 포함됐다"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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