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비용 충당 고민…소비자에 부담 전가할 수도
외환파생상품 키코(통화옵션계약)에 대한 분쟁조정안 수용 여부 통보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지며 시중은행이 대손충당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관련 금융지원에 대한 정부의 압박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이에 0%대 금리 시대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은행권이 부족한 비용 충당을 소비자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이 수신금리 인하 행렬에 마지막으로 동참하며 주요 시중은행 5곳(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정기예금 7종과 적금상품 11종 등 총 18종의 기본 금리를 지난 2일 내렸다. 예금의 경우 0.25%포인트, 적금의 경우 0.25%~0.3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가장 먼저 예금 금리 0.20%~0.25%포인트, 적금 금리 0.25~0.30%포인트의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뒤이어 우리와 국민, 신한은행 등도 차례로 예·적금 상품의 기본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낮췄다.
시중은행 측은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수신금리를 낮추지 않았으나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권에 불어온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한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한 첫 단추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신한‧하나 등 5개 은행은 오는 6일까지 금융감독원에 키코(KIKO) 분쟁조정안 수용 여부를 통보해야한다.
앞서 지난달 27일 우리은행이 금감원 배상안인 42억 원을 수용하고 기업에 최초로 보상한 바 있어 남은 은행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키코를 판매한 6개 은행에 기업 4곳(일성하이스코,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의 손실액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 150억 원 △산업은행 28억 원 △하나은행 18억 원 △대구은행 11억 원 △씨티은행 6억 원 등이다.
아울러 우리‧하나은행의 경우 이날 결정될 DLF 사태에 따른 100억원 이상의 과태료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12일 우리와 하나은행에 각각 190억, 160억 원의 과태료 부과를 명한 바 있다.
양사 모두 지난해 실적자료를 통해 공개했듯 이미 DLF 투자자 배상을 위한 준비금을 마련해둔 상태지만,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과 이로 인한 재무성 악화 리스크 역시 존재한다.
이밖에도 우리‧신한‧하나 등 주요은행이 대부분 엮인 라임자산운용 사태 역시 진행 중인 만큼 시중은행 전반적으로 리스크 대응 및 고객 신뢰도 회복을 위한 비용 마련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은행 전반적으로 핵심수익과 직결되는 순이자마진(NIM)이 갈수록 하락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서 파생된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타격까지 악재로 겹쳤다는 점이다.
실제 부동산 규제 및 대출 규제 등 정부정책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주요 4개 은행 평균 NIM는 지난 2018년 4분기 1.67%에서 지난해 4분기 1.46%까지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KB국민은행 1.61%(전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 △신한은행 1.46%(-0.15%포인트) △하나은행 1.41%(-0.15%포인트) △우리은행 1.37%(-0.14%포인트)다.
시장에서도 코로나19 등 악재로 은행권의 올해 NIM의 하락을 점쳤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와 시장금리 인하 등이 예상돼 업종 평균 NIM이 지난해 1.89%에서 올해 1.80%로, 내년 1.78%로 지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2022년 평균 대출성장률 역시 기존 4.5%에서 4.3~4.4%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5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책으로 3조2000억 원 규모의 특별대출 신규공급 계획을 마련한 것에 추가적으로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 매일, 지역별로 지원실적을 점검할 것을 당부한 정부의 압박이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예대율 규제로 인해 금리 변동을 시행하지 못한 시중은행들이 충분히 예금이 쌓였다는 판단 아래 일제히 금리를 낮춘 것”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고조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비용 충당을 위해 긴축재정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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