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금리시대' 앞둔 5대은행, 정기예·적금 감소세로 전환

시간 입력 2020-03-04 07:00:08 시간 수정 2020-03-04 08: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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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어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면서 꾸준히 증가해왔던 은행의 예적금 잔액이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요 은행들이 최근 수신 금리를 본격 인하하면서 사실상 0% 대 예금 금리 시대에 접어들자 금리 매력도가 크게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만약 오는 4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까지 추가로 인하할 경우 이런 고객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말 대비 8536억 원 감소한 646조49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671조1607억 원에서 12월 646조810억 원으로 25조797억 원이나 줄었다. 이어 올해 △1월 647조3449억 원 △2월 646조4913억 원 등으로 12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 감소는 한달새 신한은행이 2조6927억 원, 하나은행 1조4971억 원, 우리은행이 3403억 원 등으로 줄며 감소세를 견인했다.

적금 잔액도 작년 말 이후 감소세다. 5대 은행의 적금(적립식 예금) 잔액은 △작년 11월 말 39조6343억 원 △12월 말 39조6350억 원 △올 1월 말 39조1825억 원 △2월 말 39조1168억 원 등으로 줄고 있다.

고객들이 은행 예적금을 외면하는 이유는 최근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 수신 금리가 줄줄이 인하되며 정기예금 금리가 1% 초반대 수준으로 내려앉아 금리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지만 미중 무역갈등 등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의 예적금에 몰리며 꾸준히 증가해왔다. 대규모 투자 손실을 야기한 파생결합펀드(DLF)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 건 등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며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심리도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순 이후 은행들이 미뤄왔던 수신 금리 인하에 줄줄이 나서며 예적금 금리를 1%초반대로 내리자 투자 매력도가 더욱 떨어지며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가 1.5%에서 1.25%로 인하됐지만 올해 도입된 새 예대율 규제 대비와 오픈 뱅킹 고객 유입 차원에서 수신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가장 먼저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예금금리와 적금금리를 최대 0.25~0.30% 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신한은행은 이달 21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 ‘신한 주거래 S20통장’의 우대 이율을 0.2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0일 가입 연 0.5~0.95%였던 ‘WON 예금’의 금리를 0.5~0.87%로 내렸다. KB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1~6개월)’ 상품 금리를 0.70~1.10%에서 0.60~1.00%로 인하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일 하나은행이 18개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0.25~0.30%포인트 내렸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2월 말까지 급등세를 이어오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금 1kg 현물의 1g 가격은 지난달 24일 6만4800 원으로 시장 개설 이후 3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가 지난 2일 종가는 전일 대비 1780 원 하락한 6만1520 원으로 주춤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코로나 19의 전방위 확산으로 인한 국내 경제 타격을 막기 위해 오는 4월 기준금리를 연 1.0%까지 내릴 가능성도 크게 점쳐지고 있다. 0%대 예적금 금리 시대가 본격 도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최근과 같은 예적금 감소세가 지속되면 은행들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고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많이 낮아지다보니 예적금의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아직 감소세로 전환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만기 여부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며 고객 유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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