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들, 연초부터 자사주 매입...'책임경영 의지' 피력

시간 입력 2020-03-05 07:00:04 시간 수정 2020-03-04 17: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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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이 올 초부터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은행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확산과 금리 인하 우려로 더욱 곤두박질 치자 주주가치 안정화와 책임 경영 의지 표명에 적극 앞장선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BNK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과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7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지주 출범 이후 최초 자사주 취득으로, 자사주 가격 안정 도모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의지 강화 차원에서 진행됐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과 자본비율의 안정적인 관리 등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친화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자사주 1만주를 추가 매입했고 현재 총 3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2월 자사주 5000주를 추가 매입해 총 1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난해 12월 주요 경영진이 매입한 자사주 총 5만120주 가운데 2만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총 4만500주로, 지방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크다.

이들 회장의 주가부양 노력은 국내 은행주 중에서도 좀처럼 힘쓰지 못하고 있는 지방금융지주 주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 지주 모두 지난해 비은행 이익 개선 효과로 모처럼 선방한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주가는 이들 CEO가 매입했던 당시 취득가 대비 더 떨어지며 부양책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JB금융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1배, BNK금융 0.26배, DGB금융 0.2배 등이다. 저평가된 종목에 속하는 △KB금융 0.46배 △신한지주 0.44배 △하나금융 0.35배 등 대형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으로 크게 저평가됐다.

PBR 1배 미만이면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뜻이다. 통상 1배 미만을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는데 금융지주는 모두 0.5배를 밑돈다.

주요 대형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올해에도 부진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2월 2000주를 추가 매입해 총 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월6일 5000주를 매입했고 4만5296주(우리사주 조합원 계정 포함시 6만8127주)를 보유한 상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은 없는 상태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3월 자사주 1000주 매입을 끝으로 총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 2018년 3월 2171주 매입 이후 자사주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1만2000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적다.

이런 국내 금융지주 수장의 주가부양 의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은행주는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기준으로 KRX은행업종 지수는 1개월 새 10.18% 빠졌다. 라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으로 투자 심리가 하락한 가운데, 지난 1월 중순 이후 발병한 코로나19로 은행주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대한 우려까지 적용돼서다.

문제는 금리 인하 공포가 커지면서 앞으로의 은행주의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단 점이다. 지난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1.50~1.70%에서 1.00~1.25%로 내려갔다. 코로나19 공포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한국은행 역시 오는 4월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의 주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작년보다 더 하락하게 되고, 코로나19피해 기업이 속출하는 등 경기 침체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어두운 주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 수장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투자 개념보다는 회사에 대한 주가 안정화 조치와 책임 경영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결국 속절없이 하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유일한 해법"이라며"BNK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은행권의 추가 자사주 매입, 보유 자사주 소각 등의 주가 부양책 시행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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