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빛 본 '금소법', 제2의 DLF‧라임사태 막을까?

시간 입력 2020-03-06 07:00:03 시간 수정 2020-03-07 0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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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규제로 금융시장 축소 우려도…은행권 살아남기 ‘고심’

법 제정에 따른 변화 주요내용 <사진=금융위원회>
법 제정에 따른 변화 주요내용 <사진=금융위원회>

자동 폐기될 운명에 처했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4월 총선 전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9년 만에 처리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2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불완전판매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강력한 소비자 보호제도 도입으로 금융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와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180명 중 찬성 178명, 기권 2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2011년 첫 발의안이 제출된 이후 9년 만이다.

이는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된 후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며, 공포일로부터 1년 후 시행된다.

이 법안은 자본시장법 등 개별 금융업법에서 일부 금융상품에 한정했던 ‘6대 판매규제’를 모든 금융상품에 확대 적용해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행위 금지 △부당권유 금지 △허위과장 광고 금지 등을 위반할 경우 소비자의 계약 해지요구권과 위반 행위(적합성·적정성 원칙 제외)로 벌어들인 금융사 수입의 최대 50%까지(1억 원 한도)를 징벌적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식이다. 적합성·적정성 원칙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 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고의 또는 과실 입증 책임이 금융소비자가 아닌 금융상품 판매업자로 전환된다.

아울러 청약철회권을 확대하고 금융위의 판매제한 명령권을 도입하는 등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 도입도 개정안에 담겼다.

금소법 제정으로 신설되는 ‘금융상품자문업과 관련된 규정’은 공포일로부터 1년 6개월 후 시행된다. 이는 금융소비자의 합리적 금융상품 선택을 지원하고 기존 제도의 공백‧미흡사항 등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 상품 선택시 일반인들도 전문적·중립적인 자문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금융회사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역시 같은 때 시행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소법 제정은 소비자 권익신장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 차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통과에 따라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사후구제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만 정식 발효된 이후에는 일반 예금은 물론 보험, 투자, 대출상품을 팔 때도 적합성과 적정성 원칙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상품 판매에 있어 보수적으로 변할 것이란 염려에서다.

이렇게 될 경우 시중은행들은 매년 순이자마진율(NIM)이 감소하는 가운데 수익성 마련을 위해 다시 이자이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팽배하다. 비이자이익을 늘리라는 당국의 기조를 역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지난 5일 발표한 ‘2019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NIM는 1.56%로 전년(1.67%)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이자이익의 경우 40.7%로 전년(40.5%)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5년 이내 위법계약해지요구권 도입과 관련 “5년간 계약해지 기간을 부여한다는 것은 시장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여러 금융 사태를 겪으며 소비자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모로 힘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용 자체가 법제화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다”며 “투자상품 판매 등에 있어 더욱 신중을 가해야 할 분위기”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금융위 측은 “위법계약해지권의 상세 기간은 시행령 단계에서 계약기간 등을 고려, 5년 이내의 범위에 한해 대통령령으로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금소법 재정안의 핵심 쟁점 사안이었던 손해배상 입증책임전환(적합성·적정성 원칙 제외, 설명의무에 한해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등이 금융회사 경영 위축 우려에 따라 미도입 돼 금융권 전반적으로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내 추가적인 금리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펀드, 보험 등의 판매로 수수료를 얻는 비이자이익 확보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소법 시행으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며 “여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안과 본회의 통과법률 간 주요 차이점 <사진=금융위원회>
정부안과 본회의 통과법률 간 주요 차이점 <사진=금융위원회>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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