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소매업, 숙박업종 등이 타격을 입으면서 은행 대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자영업자 여신의 잠재 부실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 감면, 자금 지원 등 뿐만 아니라 임대료 면제 등으로 자영업자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피해가 지속될 경우 이런 자금 지원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총 여신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비중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 25.5% △신한은행 20.9% △하나은행 20.6% △농협은행 16.8% △우리은행 15.4% 등으로 집계됐다. 통상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비중이 5~6%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규모의 여신을 자영업자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년새 자영업자 대출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신한은행 9.3%, 하나은행 7.4%, 국민은행 6.3%, 우리은행 5.2% 등이다. 또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가 많은 서비스업 대출은 전분기 대비 22조7000억 원 늘었는데 이는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는 등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어 자영업자의 대출 이 더 빠르게 늘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 대출 부실 여파로 자영업자가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4일 기준 전국 소상공인센터에 접수된 코로나19 관련 대출신청은 3만8251건, 대출 요청금액은 1조9300억 원에 달했다. 그만큼 자영업자의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대출 신청이 증가 추세에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은행들이 빠르게 늘려온 자영업자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은행권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지속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열린 '코로나19 피해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코로나19 관련 여신 취급에 대해 향후 검사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면서 "선의의 취급자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도록 하고 현장에서 신속하게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7조1000억 원(정책금융3조9000억 원·시중 및 지방은행 3조2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자영업자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기조에 적극 발 맞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일 전국 영업점의 여신 심사 의사결정 체계를 대폭 간소화했다. 기존 본점 심사역이 판단하던 일부 대출을 영업점장이 판단해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고 부득이 본점에서 심사할 수 밖에 없는 대출은 최소 2영업일 이내에 심사를 마무리하는 ‘하이패스(Hi-Pass) 심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같은날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견· 중소기업· 개인사업자에 대해 관할 관청의 피해사실 증명이 없더라도 영업점의 재량으로 피해기업으로 판단 시 4000억 원 한도내에서 업체당 최대 5억 원까지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또 은행들은 같은날 '착한 임대인 운동'에 줄줄이 동참하며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소유·임대 중인 부동산에 대해 오는 4월1일부터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3개월 간 임대료 전액을 면제하고, 그 외 지역은 월 100만원 한도로 3개월간 임대료를 30% 감면하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은행이 소유한 전국 부동산에 입주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 3개월간 월 100만 원 범위내에서 임대료 30%를 감면한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에 대해서는 3개월간 임대료 전액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5일 우리은행도 은행소유 건물에 입점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5개월간 월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월임대료의 30%를 감면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은행의 기존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커졌고 신규 대출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며 "현재 시장금리가 낮아서 이자비용은 절감되겠지만, 특히 소상공인의 경우 소득이 줄면 이자상환능력이 크게 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은행권에 자금지원을 맡길 것이 아니라 지급보증기관에 재원을 마련해 신용보증료를 지원하는 방법이 보다 은행들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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