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리스크 선제적 재무 반영

시간 입력 2020-03-10 07:00:03 시간 수정 2020-03-10 10: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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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3600억 원 규모를 들여 투자한 중국 금융사 2곳의 모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불황에 빠지면서 지분투자를 앞세운 중국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지분 25%를 소유한 중국 리스사로부터 지분법 투자손실과 손상차손이 대규모 발생해 하나은행이 2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하나은행 2019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하나은행이 25% 지분을 투자한 ‘중민국제 융자리스’가 전년 85억 원에서 적자 전환하면서 마이너스(-) 1012억14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14.3% 줄어든 60억 원을 거뒀지만 대손충당금 전입액 386억 원이 대거 발생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중민국제 융자리스부터 지분법 손실 642억2300만 원과, 장부가액을 재평가영향으로 손상차손 1363억3600만 원도 발생했다. 이에 이 리스사의 장부가액은 2021억7300만 원에서 64억2900만 원으로 96.8% 급감했다.

손상차손이란 자산의 진부화 및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유 · 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중요하게 미달하게 되는 경우 장부금액은 회수가능액 차액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민국제 융자리스는 중국민생투자그룹 합작사로, 하나은행이 지난 2015년 국내 은행 최초 중국 리스업에 진출하며 1320억 원을 투자해 25% 지분을 취득한 곳이다. 2016년에는 중국민생투자그룹의 자회사인 재보험사인 ‘중민국제 홀딩스’에 23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중국민생투자그룹이 지난해 2월 340억 달러의 채무 불이행으로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유동성 위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하나은행이 3600억 원 규모를 들여 투자한 중국 민생투자그룹 관계사 2곳으로부터 투자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실제로 지난해 리스사에서는 지분법 손실과 손상차손이 대거 발생하며 장부가액이 96.8% 급감했고 2300억 원을 투자했던 재보험사 중민국제의 장부가액도 2285억 원에서 1676억 원으로 26.7% 감소했다. 만약 손실이 지속돼 장부가액이 0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지분법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나은행의 지분법 손실은 중민국제 융자리스에서 발생한 지분법 손실(642억2300만원)을 나머지 관계기업들이 상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총 -274억1400만 원이 발생해 영업외수익에서 차감됐다. 이 밖에 손상차손 1363억 원도 영업외비용에 계상되는 등 하나은행의 수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중국은 하나은행이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던 진출 국가 중 하나였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중국 시장이 출렁이면서 고민에 빠졌다.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 이익이 줄고 부채 비율이 높은 민영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막지 못하는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으로 부채 위기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2017년 지분 25%를 투자한 북경랑자자산관리유한공사(2019년 말 지분 13.57%) 역시 전년 대비 9.5% 감소한 143억 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는 등 실적이 다소 부진한 상태다.

해외기업 지분투자는 하나은행의 핵심 글로벌 진출 전략 중 하나다. 인수합병(M&A)보다는 소액 지분을 통해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며 현지기업와 시너지 발휘하겠다는 목표다. 작년 11월에는 베트남 최대 국영상업은행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 지분 15%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하나은행의 작년 말 BIDV의 장부가액은 1조2730억 원으로 관계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BIDV의 경우 지난해 4341억 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며 실적 상승세에 있다. 작년에는 주식가치가 상승하면서 공정가치에 대한 평가이익 2286억 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BIDV 지분 15%에 대한 지분법 손익도 발생하기 때문에 상당 규모의 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관계기업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투자손실을 BIDV 지분 투자 효과를 통해 방어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중국민생투자그룹이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겪자 중국 인민은행 등 정부 차원에서 채권 회생에 나섰기 때문에 앞으로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손상차손의 경우 선제적으로 비용을 인식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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