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배상 패싱’ 이동걸 산은 회장, ‘무책임‧독선’ 도마 위

시간 입력 2020-03-10 07:00:01 시간 수정 2020-07-06 18: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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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커녕…‘선진형 정책금융기관’ 국책은행 의미 어디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키코(KIKO, 외환파생상품) 사태에 대한 배상을 끝내 거부함에 따라 국책은행의 도의적 책임을 저버리고 독선적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금호타이어, 한국GM 사태 등에서 드러났듯 눈앞의 문제를 덮는 데만 급급한 태도에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으로 경제의 활력을 촉진하겠다는 산업은행의 역할이 무색해진 실정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키코 분쟁조정안(배상안) 수용 거부 의사를 통보함에 따라 신한은행, 하나은행, DGB대구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동일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상 이들의 결정이 지닌 파장은 상당한 수준이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배상에 나서줘야 시중은행 역시 뜻을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이끄는 산업은행은 외부 법률기관을 통해 법률적 검토를 거친 결과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위반 등에 대해 법리적 다툼이 있다는 이유와 키코 손실액을 배상할 경우 주주 이익을 해치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 등으로 배상 권고안 수용을 거부했다.

이들이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일성하이스코와 키코 상품을 거래해 123억 원 규모의 손실 등을 끼침에 따라 권고 받은 배상 규모는 28억 원이다.

이 같은 결정을 두고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국책은행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회피성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실정이다.

조붕구, 장세일 공동위원장은 “환율상승예측을 숨기고 오버헤지를 저지른 것이 명백한 불법행위임을 지적한 금감원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산업은행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책인가”라며 “기업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도산시킨 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잘못에 문제가 없다는 행태는 시대착오적 금융 파시스트의 발상에서 온 것임에 틀림없다”고 규탄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결정을 두고 “산업적 측면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역량과 국가경제성장률 제고를 지원해야하는 산업은행이 기업과 소비자가 아닌 주주의 이익을 대변한 꼴”이라며 “국민인 피해 기업을 외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산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으로서 정책자금 지원이나 산업 구조조정 등을 행할 때 청와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아울러 이 회장의 경우 ‘낙하산’이라는 오명을 받았을 만큼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으로 발탁됐으며 노무현 정부 당시 첫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연구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비상경제대책단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정책금융기관인 국책은행이 900여개 기업이 최대 3조10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고 줄줄이 도산한 대형 금융 사태의 장본인 중 하나로 지목된 상황에서 독선경영을 펼치며 도리어 ‘관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회장의 독선적인 경영행보는 대우조선해양, 금호타이어, 한국GM 사태 등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작업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있으며, 앞서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작업과 관련해서는 국내 산업 질 저하 우려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을 감내해야만 했다.

아울러 한국GM이 끊임없는 노사갈등에 휘말리고 있지만 2대 주주로 책임감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는커녕 이 회장은 도리어 “평균 연봉 1억원씩 받는 분들이 (연봉) 올려달라고 파업하는 것은 상식으로 납득이 안간다”며 맹비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임 이후 산업은행의 개혁을 이끌겠다는 이 회장이 오히려 독선경영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모습”이라며 “임기를 6개월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이 같은 경영행보를 계속한다면 경영성과로의 연임은 가능할 수 있으나 국책은행의 신뢰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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