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중징계 '적법성' 논란 여전..."과도한 통제로 시장 위축" 여론 팽배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라는 명목 아래 금융사고 발생 시 기관과 경영진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선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감독권 남용을 공식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금감원의 과도한 징계가 여전히 논란의 소지로 남아있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 위축마저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올해 업무계획을 공개하고 불건전영업행위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대규모 손실을 불러일으킨 DLF 및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금융회사의 잇따른 불완전판매로 소비자의 피해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상품감독 관련 인력·조직을 대폭 확충해 민원·시장동향·상품판매 현황 등을 통합하는 상시감시체계를 구축하고, 금융회사 자체감사-상시감시-종합검사의 연계를 강화해 유인부합적 검사 정착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리즈 펀드나 파생결합증권의 공모규제 회피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공모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공모규제 회피 예방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전문사모운용사, 보험대리점(GA) 및 P2P(개인간 거래)업체 등 불건전영업행위 우려가 높은 취약부문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최고경영진 등의 내부통제 역할 및 책임 인식을 제고하고 금융질서 문란,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 발생 등 중대 위규시 기관·경영진에게 엄정한 책임을 부과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0년도 금융감독 기본방향을 ‘금융시장의 안정성 및 신뢰 제고’로 설정했다”며 “공정 경쟁 및 혁신으로 금융상품·서비스가 제공되는 발전적 금융환경 조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이 같은 규제가 시장에 대한 과도한 통제라고 꼬집고 있다.
특히 DLF 사태에 대한 책임소재를 묻는 과정에서 금감원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최고경영자(CEO) 개인에 내린 중징계가 법정 소송전으로 번지는 등 적법성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 징계를 업무 계획에 명시한 것은 피감기관에 대한 일종의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8일 금감원이 제시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행위가 법리해석에 있어 견해 차이가 있다는 점과 이를 금융사 CEO 개인에 대한 징계 근거로 보는 정당성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이유 등으로 문책경고 등에 대한 취소청구소송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한 바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역시 같은 이유로 소송을 고려중인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이례적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금감원을 직접 감찰한 사실이 알려지며 금융권에서는 DLF 사태 관련 금감원의 감독 부실 문제 및 징계와 관련한 감독권 남용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를 통하지 않은 직접 감찰은 2014년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CEO에 대한 중징계가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던 바 있다”며 “중징계에 대한 법적 근거 역시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CEO 개인에 금융사고와 관련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감독권 남용 및 지나친 인사권 개입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금융사가 상품 판매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 속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각 사의 노력을 움츠러들게 하고 금융시장을 전반적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금융권이 상품 판매에 있어 신중을 가해야 하는 것에는 금융당국과 의견을 함께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금융사고의 발생이 끊이질 않기 때문에 당국 입장에서는 경영진 징계라는 강력한 제재를 내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강력한 규제와 제도는 금융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과 금융사간에 절충점을 찾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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