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담보대출 관행 여전...신용대출 문턱 더 높아지나

시간 입력 2020-03-19 07:00:09 시간 수정 2020-03-18 17: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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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담보위주의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외 경제를 강타하면서 은행들의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담보, 보증서 등이 없는 소상공인들의 은행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나서 지급보증 강화 등 벼랑 끝에 몰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여신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소기업 여신 가운데 신용대출 비중은 신한은행 25%, 우리은행13.5%, 하나은행 19.1% 등 순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대출의 신용대출 비중 역시 신한은행 16%, 하나은행 9.6%, 우리은행 7.1% 등에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 여신 가운데 담보대출 비중은 신한은행 75%, 우리은행 86.5%, 하나은행 80.5% 등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보증서 담보 대출은 10%대에 불과하고 부동산 담보 대출 60~70%를 이룬다. 정부가 기업의 혁신성, 기술력 등을 보고 신용대출을 확대하라고 강하게 권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전한 부동산 담보위주 대출 관행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중소기업 담보 대출에 집중하는 배경은 주택담보를 중심의 가계대출로 성장해온 시중은행들이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저금리 기조에 예대마진까지 축소된 기업 대출을 늘릴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 건전성 지표로 활용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위험가중치는 보통 기업대출 60%, 가계대출 25%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은 20% 미만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신 예대율 규제 등에 의해 은행권이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늘렸지만 안전한 부동산 담보 영업을 벗어나지 못했다. 관계형 금융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시중은행들이 신용도, 보증서만 보고 대출을 무리하게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에 직면해 이런 담보 대출 위주 관행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강타에 은행들이 발 벗고 나서 피해 기업, 소상공인 등에 긴급경영자금 지원등으로 유동성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채무불이행, 연체 증가 등이 발생하고, 기존 대출을 회수 또는 신규대출을 축소하는 등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이 부실 우려가 큰 신용 대출을 더욱 꺼리게 되고, 부동산 등 마땅한 담보가 없으며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들은 더욱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담보 대출인 보증부 대출 마저 정부가 정책 자금 마련으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에 나섰지만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심사 조건, 집행 기간 지체 등을 겪으며 업무 부하를 겪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저금리 상황에다가 경기 둔화가 심화될 때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유인이 없다. 은행들은 안전한게 대출을 회수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담보대출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이럴 때 정부가 신용보강을 통해 지급보증 형태로 은행들의 리스크 부담을 덜어주거나, 중소기업,자영업 대출에는 위험가중치를 축소해주는 적극적인 중소기업 정책이 우선돼야 담보대출 관행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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