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방어' 비상등 켠 금융지주, 부실자산 완충력 쌓기 분주

시간 입력 2020-03-24 07:00:01 시간 수정 2020-03-25 08: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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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그룹들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외 기업 실적 타격 및 신용리스크 부각으로 부실 대출이 확산될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에도 주요 금융지주들도 충당금을 더욱 쌓으며 리스크 방어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들의 지난해 말 평균 NPL(고정이하여신)커버리지 비율은 130.6%로 전년 말 대비 상승하며 금융 당국 권고치 100%를 크게 상회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충당금적립액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값으로, 100%라면 회수 불가능한 대출금 100억 원에 대해 1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아놨다는 의미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높을수록 부실채권이 급증하는 경기 하강기에 완충 역할을 얼마나 잘 구비해놓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대부분의 은행과 금융지주들이 금융 당국 권고 수준(100%) 이상의 부실채권 완충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내재된 위험요인들이 커지면서 충당금 적립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금융지주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은행 뿐만 아니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여신전문사인 카드사의 부실채권에 대한 완충 능력도 보여준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지주가 전년 대비 8.2%포인트 오른 147.1%, 하나금융은 5.5%포인트 오른112.5%를 기록했다. 작년 2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 역시 2019년 1분기 대비 4.1%포인트 상승한 134%를 기록했다. 농협금융도 농협은행의 NPL규모가 크게 줄어 10%포인트 오른 107.22%를 기록해 상승폭이 가장 컸고, 작년 3분기에는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반면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170%에서 152%로 18%포인트나 떨어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리스, 할부금융 자산을 많이 키웠고, 스타트업 등 혁신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은행의 소호대출 성장률이 컸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워낙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현재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NPL커버리지비율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경기 하강 국면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지주들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대손충당금 전입) 규모를 늘리고 NPL규모를 줄이는 등의 건전성 관리를 펼친 덕분이다.

실제로 작년 말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하나금융이 전년 말 대비 69.2%포인트 급증한 7773억 원, 신한금융이 28.7% 늘어난 9510억 원 등을 기록했다. KB금융의 경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0.5% 감소한 6703억 원을 기록했지만 NPL규모를 14%나 줄여내면서 NPL커버리지 비율이 상승했다.

그러나 지방금융지주들의 경우 아직까지 NPL커버리지비율이 100%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BNK금융지주 99.12% △JB금융지주 93.6% △DGB금융지주 83% 등에 그쳤다.

최근 작년에 이어진 경기 침체에 겹쳐 코로나19 강타로 가계 및 기업 대출의 부실 발생 폭과 대손 비용 추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상환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우량 기업들의 신용등급 마저 잇따라 하향하고 있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지속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에 소극적이었던 금융지주들도 나서 당장 순이익이 차감되더라도 충당금을 더 쌓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충당금을 많이 쌓을수록 자본이 줄어들어 자본적정성 비율을 하락할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게다가 가계대출 규제와 자금중개 역할에 따라 지속 늘어나고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부실 가능성이 더욱 큰 점도 문제다.

결국 선제적인 건전성 대응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아둔 금융사들이 상대적으로 이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작년에도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았지만 올해에는 보수적으로 리스크 관리 목표를 잡고 충당금 규모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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