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1분기 대출성장률 4.2%로 사상 최대...대기업서 20% 급증

시간 입력 2020-04-09 07:00:01 시간 수정 2020-04-14 07: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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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타격에 기업대출 수요 급증...3개월 새 11조원 폭증

지난해까지 대출 규모 속도조절에 나섰던 KB국민은행이 올 1분기 이례적인 대출 증가로 5대 은행 중 가장 큰 4%대 대출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피해 확대로 기업들의 은행 자금 조달 수요가 급증한데다 가계대출도 큰 폭의 성장을 이룬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올 1분기 원화대출금은 전년 말 대비 평균 2.6% 늘었다. 특히 국민은행의 원화대출 성장률은 4.2%로 월등히 높았다. 은행권 공통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급증한데다 대기업들도 회새차 시장이 얼어붙자 은행 대출을 이용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의 올 1분기 원화대출 성장률(4.2%)은 2019년 1분기(1.8%) 대비 2.4%포인트나 상승했다. 3개월 새 작년 연 성장률(4.5%)에 비등하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새 예대율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보수적인 대출 전략을 펼쳤지만 올 1분기에는 4%대 성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 1분기 국민은행의 대기업 대출금은 21조3474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3조5610억 원) 증가했다. 이는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기업들은 수출감소와 국내 소비부진 등으로 대내외 기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과감한 투자를 꺼렸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은행 대출보다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은행 대기업 대출은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간 국민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2018년 말 18조2464억 원 △2019년 1분기 17조5902억 원 △2분기 18조4375억 원 △3분기 14조8098억 원 △4분기 17조7865억 원 등으로 증감을 반복하며 17조~18조 원 수준에 머물러왔다가 올 1분기에 21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는 올 초 코로나19로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리자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한도대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역시 코로나19에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대출이 크게 늘었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올 1분기 대출증가율은 전년 동기(0.2%)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3.1%, 개인사업자는 같은 기간 2.7%포인트 증가한 2.4%를 기록했다.

가계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 1분기 국민은행의 가계대출금은 152조5871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은 각각 3.6%, 2.9%씩 늘었다.

예수금 역시 공격적인 대출 성장이 가능할 만큼 크게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1분기 총 수신 잔액은 343조1051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8% 늘었다. 이 가운데 수익 개선에 유리한 요구불 예금의 경우 4.4% 증가한 129조9629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변수에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 예상보다 큰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국민은행은 1분기에만 당초 계획한 대출성장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지난 2월 KB금융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김기환 재무총괄(CFO) 부사장은 "올해 여신성장목표는 4~5% 수준"이라며 "올해 1분기 내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가정하면 약 1.6% 내외의 순이자마진을 시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은 대출자산이 크게 확대되면서 올 1분기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그만큼 이자수익도 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는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가계·기업대출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시중은행이 정부 주도로 이달부터 소상공인(신용등급 1~3등급 대상) 초저금리 대출 3조5000억원 공급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 2분기에도 은행들의 대출성장세가 지속돼 올해 예상보다 양호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내놓는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기업대출 급증으로 인한 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악화다.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취약 계층에 속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25.3%)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편이다. 다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0.17%로 개선됐고,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0%를 기록해 매우 양호한 상태로 관리돼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선제적으로 단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한도 대출을 늘린 영향이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원화대출 성장세가 커졌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적기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을 때 성장률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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