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중도상환권리 행사 여부 '미결정'...저금리 신규 채권 발행 여건 악화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도래하는 2000억 원대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의 중도상환권리(콜옵션) 행사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돼 추가 채권을 발행할 여건이 녹록지 않아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2015년 발행한 800억 원, 155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이 오는 5월29일, 11월6일 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이란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의 기본자본으로 인정하는 증권으로,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불리며 금융사의 자본확충을 위한 용이한 수단으로 꼽힌다. 통상 발행일로부터 5년 및 10년 경과 후 콜옵션이 붙으며 금융감독원장의 승인 아래 중도상환이 가능하다.
하나금융은 발행한 두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은 약 3.95%, 4.24%로 금리가 높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2%대의 금리로 채권 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 후 차환 발행해 이자비용을 줄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간 금융사는 관례적으로 콜옵션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코로나19로 인한 채권 시장 위축으로 차환발행 등을 위해 추가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여건이 악화되면서 콜옵션을 행사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3월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700억 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후순위채 수요가 미달한 것은 처음이다.
후순위채권은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때 다른 채권자들 부채가 모두 청산된 다음에 마지막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을 뜻한다. 보완자본 확충을 통해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 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어 자본확충의 용이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후 추가 수요를 확보해 최종적으로 3500억 원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같은 수요 미달 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은행들의 자본 확충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적극적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범위를 2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5배 확대키로 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비은행 순이익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 M&A(인수합병)에 나설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나금융은 지난 2월 말 이사회를 열고 하나금융투자에 4997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결정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인수 과정에 있는 더케이손해보험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과 매매대금 지급이 완료되면, 지분 70%를 약 770억 원 규모에 인수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이익비중을 그룹 전체 수익의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자회사 출자여력을 의미하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 125%로 규제비율인 130%에 육박한 점도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이유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 총액을 지주사 자본 총계로 나눈 값으로, 자본이 커질수록 낮아진다. 때문에 더케이손보 등 비은행사 인수하려면 그 출자금 만큼 자본을 더 늘려야 규제비율이 유지된다.
또 코로나19로 자금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경영에 타격을 입어 위험가중자산, 부실채권 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은행권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은 지난 3월 초 5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지만 아직 발행 시점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는 금감원의 승인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사 여부를 결정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회사채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5월, 11월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 추이를 살펴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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