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저축銀, '중금리 대출' 부상에 기업금융 축소...가계여신 편중 심화

시간 입력 2020-04-14 07:00:11 시간 수정 2020-04-14 09: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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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려에 중금리 대출 적극 확대...낮은 기업대출 비중은 ‘숙제‘

중금리 신용대출이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1년여 전 가계대출 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면서 은행들이 상품 재정비를 통해 여신을 확대하면서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다시 축소되면서 가계대출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2조 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 8곳(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유진·JT친애·애큐온)의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4조 9474억 원, 기업대출 잔액은 15% 늘어난 13조6909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OK·웰컴·애큐온저축은행 3곳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의 총 대출액 대비 기업대출 비중이 일제히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기준으로 기업대출 비중이 50% 이상인 저축은행은 한국투자저축은행(62.4%)과 애큐온저축은행(57.9%) 뿐이었다.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세는 중금리신용대출이 가계대출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취급을 적극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최고금리 19.5% 미만, 가중평균금리 15.5% 미만인 상품을 의미한다.

앞서 금융 당국은 2017년 3월 저축은행 업권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5~7% 이내로 관리토록 규제하며 중금리신용대출도 이에 포함시켰다. 이에 업계에서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기업대출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영입하는 등 노력을 펼쳐왔다. 하지만 다시 중금리대출이 2018년 10월부터 규제에서 제외되자 저축은행들이 관련 상품을 재정비하고 취급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그간 기업여신 위주의 영업 전략을 펼쳐온 저축은행들도 중신용대출 위주의 리테일 영업에 힘을 실는 모습이다. 최근 신용대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전년 64.5%에서 62.4%로 감소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중금리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SBI저축은행의 기업대출 비중도같은 기간 55.4%에서 48.4%로 축소되며 가계대출 비중이 더 높아졌다.

특히 대부업체에서 시작한 OK·웰컴저축은행의 경우 리테일(소매금융) 비중이 높아 기업대출 비중 확대를 통한 균형잡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주된 숙제로 꼽힌다. 이에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을 5:5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노력해온 결과 지난해 기업대출 비중을 44.6%에서 46.6%까지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인 임직원 교육을 통해 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기업금융 성장에 힘쓰고 있다 "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이 전년 대비 39% 증가하면서 기업금융 비중이 2%포인트 상승한 34%를 기록했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중금리 신용대출을 적극 확대했고 총 자산이 소폭 감소하는 등 영향으로 기업대출 비중은 전년 40.2%에서 38.7%로 축소됐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중신용대출에 다시 눈을 돌리자 그간 확대에 노력해온 기업대출 비중은 축소되며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차질을 빚게 됐다. 기업대출의 경우 신용이 아닌 담보대출 기반이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도 확대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당초 기업여신 위주의 영업 전략을 펼쳐오지 않은 저축은행들의 경우 기업대출 강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출채권 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제공하는 기업여신을 취급할 수 있는 인력을 영입하기 쉽지 않은 데다가 전담부서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에서도 저축은행에 대출 금리를 낮춰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당부하고 있어 올해에도 중금리 신용대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중금리 대출상품 '표준 사잇돌2'를 출시한 데 이어 중금리 대출 활성화 광고 캠페인 '선택 받고 있다'를 선보였다. 이어 웰컴저축은행도 지난 3월 개선된 개인신용평가모델(CSS)이 탑재된 '웰뱅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중금리신용대출이 가계대출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취급을 적극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여기에 지난해 이어진 경기침체와 부동산 산업의 위축으로 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점도 기업대출 비중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크게 입고 있어 기업대출 확대도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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