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 속 부실채권 증가 가능성…은행 자산건전성 '적신호'
IBK기업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 회생을 위해 60조 원에 육박한 대출 공급에 나섰지만 그만큼 자산건전성도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국책은행으로서 당국의 요청에 적극 임하고 있지만 중기 여신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지원책으로 올해 중소기업 대출공급 목표를 당초 목표(49조 원)보다 10조 원 확대한 59조 원으로 수정했다.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 지원 한도 역시 1조2000억 원에서 5조8000억 원으로 4조600억 원 늘렸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취임 100일 기념 서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절박해진 상황 속 우선적으로 기업이 유동성 애로 탓에 무너지는 것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지원 목표액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무리하게 정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기업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의 경우 정부가 신용위험을 100% 보증하고 있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취약한 재무구조 탓에 부실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3307개사의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부실징후기업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95.7%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은행의 연체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2월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월(0.51%)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중소기업(0.58%) 및 중소법인(0.77%) 등의 연체율 증가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미 기업은행은 지난해 전체 대출 중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8.9%를 차지할 만큼 중기에 많은 자금을 수혈한 상태다. 금액은 무려 162조7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9일을 기준으로 만기 대상 대출 7149억 원에 대해 기간을 연장했으며, 41억 원 상당의 이자납입을 유예했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89.05%로 업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은행인 경남은행(81.03%)을 제외하면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18개 국내은행 중 최하위권이다. 특수은행(국책은행)으로 분류되는 산업은행(105.33%), 수출입은행(158.98%)과 비교하더라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현저히 낮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란 대출금 중 회수가 불확실하거나 손실이 예상되는 등 부실위험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백분율이다. 일반적으로 대손충당금과 부실규모가 균형을 맞추는 100% 이상이 유지돼야 자산건전성을 확보했다고 평가된다.
이 때문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독자신용도를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린 바 있다.
이에 기업은행 측은 “오히려 정부 출자 확대에 따라 자본여력이 늘어났으며 보증서 대출을 통해 신용위험 역시 중화됐다”면서 “아울러 외화자금 조달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것은 장기신용등급인 만큼 자금조달 환경 역시 큰 변화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앞서 IMF(국제통화기금)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입됐던 고객이 은행의 성장 발판으로 작용해왔다”며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고 경제가 정상화 될 경우 새롭게 유입된 고객과 대출자산이 기업은행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지원에 있어 단기 내 파생 가능한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책적 금융지원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은행에 도움 됐던 바 있지만 현재의 경우 지원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기업은행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및 연체율 증가 등의 재정적 악화로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훼손된 만큼 공적 기능 역할 수행이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라며 “정부은행으로서의 태생적 한계는 인정하나 이익 체력 관리에 조금 더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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