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재무건전성 ‘빨간불’… 지급여력비율 업계 하위권

시간 입력 2020-05-07 07:00:01 시간 수정 2020-05-08 07: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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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65조원 업계 4위… RBC 비율 192.4% 평균 미달
한기평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 AA+로 하향 조정


NH농협생명의 재무건전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자본확충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이 더디고 지급여력비율 관리 부담이 이어져 최근 신용등급까지 하향 조정됐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92.45%로 생명보험사 평균인 285.0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체 24개 생보사 중 RBC비율이 농협생명보다 낮은 곳은 흥국생명, IBK연금보험, DB생명, DGB생명 등 네 곳뿐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에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보험업법상 100%,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해당 기준은 모두 충족했으나 생보사 평균치 보다 92.58%포인트나 낮은 수준인데다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자산 규모는 약 65조 원으로 업계 4위에 올라있는 반면, 재무건전성은 하위권에 속해있다. 2017년 217.92%였던 RBC비율은 2018년 말 194.98%로 뚝 떨어진 이후 지난해에도 2.53%포인트 더 낮아지면서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생명의 가용자본은 매도가능자산 평가이익 증가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증가에 따라 4조3749억 원으로 전년(4조1699억 원) 보다 4.9%(2050억 원) 늘었다. 그러나 요구자본도 2조1386억 원에서 2조2733억 원으로 6.3%(1347억 원) 증가해 RBC비율 상승을 이끌지 못했다. 요구자본 증가는 고위험자산 투자 증가에 따른 신용위험액이 확대된 탓이다. 여기에 공시이율 하락으로 연동형 최저기준위험액이 상승하며 금리위험액도 늘었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농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RS) 신용평가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하향조정했다. 한기평은 농협생명의 수익성 개선 지연, RBC비율 관리 및 부채적정성평가(LAT)제도 대응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등급조정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2018년 대규모 적자 시현 이후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라 RBC비율이 200%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도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또 이미 발행한 후순위채의 자본인정액 상각이 시작돼 이익시현을 통한 자본축적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RBC비율 관리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주력 채널인 지역 농·축협조합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농협중앙회에 지급하는 농업지원 사업비가 수익구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조정영업수익을 기준으로 1000분의 25 범위에서 농협중앙회 총회에서 정하는 부과율로 부과되며 농협생명은 2018년 628억 원, 2019년 761억 원으로 지급했다.

또 2019년 시장금리 하락으로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순잉여액이 감소해 평가대상준비금 대비 LAT 순잉여액 비율이 1.9%로 업계 평균인 22.4%를 크게 밑돌고 있다. LAT 잉여금 비율이 낮으면 보험금 지급을 요청할 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낮아 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농협생명은 RBC비율이 크게 떨어졌던 지난해에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회계제도에 맞는 요구자본량이 나오면 지주와 함께 증자 등의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재무건전성 하락에도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 등급 조정에 앞서 지난해 6월 말 한기평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 등 신용평가사들은 농협생명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며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했다. 나신평은 아직 AAA등급을 부여하고 있지만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해 하향될 여지가 남았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위해 증자 등 방안에 대해서 지주와 협업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상반기 LAT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상반기 이후에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금교영 기자 / kumk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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