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금감원 지적에도 '자본적정성' 악화...자본확충 골머리

시간 입력 2020-05-12 07:00:01 시간 수정 2020-05-13 07: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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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비율 타 지주사 대비 열위...'농협중앙회' 유증 어려운데 배당금 지급·농민지원비 부담까지

NH농협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본적정성 관리를 두고 경영 유의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모회사 농협중앙회로부터 지원 받기 힘든 상황에서 모회사에 내는 농민사업지원비 등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 부담까지 겹쳐 자본비율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 자본 확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농협금융지주에 경영유의사항 7건, 개선사항 5건의 조치를 내렸다. 자본적정성 관련 사항이 다수였다. 이는 2018년 10월 금감원이 실시한 종합검사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농협금융의 자본적정성 관련 계량지표는 경영지도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나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농협) 가운데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또 보통주자본비율이 타 은행지주사 대비 열위에 있고, 보통주자본이 총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대 은행 지주회사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자본의 질적 구성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농협금융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2017년 13.47% △2018년 13.86% △2019년 13.99%로 상승했지만 금감원 권고 수준인 14%를 하회했고 올 1분기에는 13.79%(예상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금융 지원으로 인한 위험가중자산 증가와 증권 계열사의 자산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

자본의 질적 지표로 활용되는 보통주자본비율도 2017년 10.49%에서 2019년 11.25%까지 올랐지만 1분기 11.06%로 다시 하락해 두 지표 모두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았다. 향후 경영지도 대상으로 도입될 예정인 연결기본자본레버리지비율도 총 위험노출액 증가폭이 기본자본 증가폭을 상회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8년 하반기 통합위기상황분석 당시 '경기침체' 시나리오에서 BIS기준자기자본비율이 13.62%에서 11.52%로 규제비율(11.5%)에 근접한 수준으로 하락하는 데도 이를 위기단계로 인식해 대응 계획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금감원은 앞서 2016년 농협금융에 손익 목표를 모두 달성하더라도 경기대응완충자본 등이 부과되는 경우 2018년 이후 최저 자본규제비율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며 더욱 철저한 자본적정성 관리를 요구한 바 있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바젤III의 자본규제 중 하나로 각국 재량에 따라 0~2.5%까지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2018년 진행된 종합검사에서 금감원은 농협금융이 향후 경기대응 완충자본(최대 2.5%)을 최대로 부과하게 될 경우 최저적립 필요 총 자본비율(14.0%)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지적 받았던 자본적정성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당국으로부터 자본 관리에 대한 지적이 지속되면서 농협금융도 자본확충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지주 핵심 숙제인 비은행 수익 강화를 위해 필요한 자회사 출자 지원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데다 코로나19 금융 지원으로 인한 자본비율 하락이 불가피한만큼 실탄 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모회사 대상의 유상 증자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농협금융지주를 100% 소유하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2012년 신경분리 이후 증자에 나서고 있지 않다. 단위 농협조합으로 설립된 출자 구조 상 영세 농축협이 많아 유증이 쉽지 않아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앙회의 증자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이 밖에 자본확충 방안으로는 수익 극대화를 통한 자본 유보 및 계열사 배당금 수익,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 발행 등이 있다. 농협금융은 계열사 실적 개선에 힘 입어 최근 2년 연속 당기 순이익 1조 원 이상을 달성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 1분기의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7% 감소하는 등 향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해마다 농협중앙회에 지급하고 있는 농민지업사업비와 배당금도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중앙회에 지급된 배당금과 농민지원사업비는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데, 이익잉여금은 보통주자본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 지표다. 특히 올해에는 농협중앙회에 5000억 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며 역대 최대 배당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배당금(600억 원) 대비 8배 급증한수치다.

농협금융은 자본확충 대안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에 나서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비상장 은행계 금융지주이기 때문에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했지만,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은행과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 보완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농협금융이 자본 보완을 위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총 4190억 원, 후순위채는 3000억 원으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적다. 올해에도 연초 타 은행계 지주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등 발행에 적극 나선 데 반해 아직까지 발행하고 있지 않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를 통해 농협중앙회와 내부유보 확충 및 유상증자 협의 등을 통해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위험자산 총 위험노출액 관리를 통해 선제적인 자본적정성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금감원이 내린 개선사항 및 경영유의사항은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금융사는 통보 시점으로 부터 90일 이내에 문제가 된 내용들에 대한 개선·대응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자본비율이 타 지주사 대비 열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연간 기준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최소 규제 기준을 상회한다"면서도 "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은 지적 사항에 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 확충 방안으로는 중앙회 유상증자,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며 "조건부자본증권도 발행 계획 미리 세워놨고 상황이 안좋아졌을 때 바로 발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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