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정기적금 4개월새 1.6조 이탈...요구불예금에 몰려

시간 입력 2020-05-17 07:00:02 시간 수정 2020-05-18 07: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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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매력도↓·경기 침체에 적금 잔액 감소세로 전환

올 들어 주요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이 4개월 새 1조6000억 원 가까이 줄며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에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의 금리 매력도가 떨어진데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살림살이가 빠듯해진 소비자들이 예적금을 해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올해 4월말 기준 정기 적금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조5981억 원(4.0%) 감소한 38조369억 원을 기록했다. 월별 증감액은 올 1월 -4525억 원, 2월 -657억 원, 3월 -1조600억 억 원, 4월 -199억 원으로 작년 말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은행 정기적금 고객들이 이탈하는 배경은 최근 연이어 진행된 수신금리 인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주요 은행은 작년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되자 지난 2월 중순 정기 예적금 금리를 0.25~0.30%포인트 내리며 미뤄왔던 수신 금리 인하에 줄줄이 나선 바 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75%로 0.5%포인트 내리는 빅 컷을 단행하자 은행들도 예대마진을 방어하기 위해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곧바로 내렸다.

지난 3월 KB국민은행은 고정금리형 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를 0.05~0.10%포인트씩 인하했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예금 금리를 0.10%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의 예금 금리는 0.1~0.2%포인트, 적금 금리는 0.1~0.4%포인트 낮아졌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적금 기본금리(단리 기준)는 최대 1.80%(우리은행, 스무살 우리 적금)이며 나머지 은행들은 1% 초중반에 그친다.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 1.0% 이상 상품(12개월 만기, 단리, 기본금리)은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및 'e-금리우대 예금', 신한은행의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 4개에 불과했고 나머지 9개 상품은 모두 0%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고객들이 저금해둔 예적금을 깨고 있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5대은행의 지난 4월 정기 예·적금 중도해지 금액은 7조7389억원이었다.이는 전월보다 41.4%(2조2642억원) 급증한 수치다.

정기적금은 올 들어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올 4월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년 말 대비 0.5%(3조5388억원) 증가했고 요구불 예금은 0.8%(3조5156억 원) 늘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언제라도 뺄 수 있는 예금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입장에선 기준 금리 하락으로 대출 금리도 떨어졌기 때문에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수신 금리 인하는 필수적이다. 특히 0%대 금리로 이자가 거의 없는 요구불예금은 꾸준히 늘고 있어 저원가성 수신 잔액의 비중이 높아져 예대마진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수신금리를 연이어 인하했기 때문에 금리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또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예적금 잔액을 중도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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