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중앙회에 5000억원 '고배당'...자회사도 배당 압박 커져

시간 입력 2020-05-18 07:00:01 시간 수정 2020-12-03 16: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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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사업빚만 13조...핵심 자회사 은행·증권사에 재무 부담 안겨


NH농협금융지주가 올해 농협중앙회에 5000억 원 배당을 결정해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이후 역대 최대 배당 규모를 기록했다. 매년 3000억 원에 이르는 농민지원사업비 지급에 더해 배당까지 다시 확대되고 있어 농협금융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3월 말 2019년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19 회계연도 농협중앙회 배당으로 5000억 원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농협금융지주의 이익잉여금은 배당금 5000억 원이 차감된 5조99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배당금 지급액(600억 원) 대비 8배 넘게 급증한 금액으로, 2012년 신경분리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18년에는 농협금융이 농협은행의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 여파로 중앙회에 배당금을 내지 못했지만 다시 작년 600억 원, 올해 5000억 원으로 배당 규모를 매년 늘리고 있다.

올해 농협금융은 2018년도 자회사들로부터 거둔 결산배당금 수익 6943억 원의 56%(5000억 원)를 중앙회에 넘겼다. 자회사 가운데 농협은행이 2018년 1조517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6000억 원을 지주에 넘겼다. 이는 배당성향 40%에 달하는 것으로, 사실상 농협은행이 중앙회에 지급 배당금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다.

농협금융는 올해 중앙회에 지급한 5000억 원은 작년 지주 당기순이익(1조7796억 원) 대비 28%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작년 4대 금융(KB금융·신한·우리·하나)의 평균 배당성향(26.2%)보다 높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반 금융지주사와 다른 지배구조를 감안하더라도 고배당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금융 당국도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최근 기업들에게 고배당을 자제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배당이 많아지면 내부유보금 등이 낮아져 금융회사의 건전성, 수익성에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농협금융의 연결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올 3월말 현재 13.81%로 2019년 말(13.99%), 2018년 말(13.86%) 보다 떨어졌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2018년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때 자본적정성을 지적 받아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하라는 조치를 통보 받았고, 90일 이내에 개선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더구나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과 소속 자회사들로부터 매년 3000억 원이 넘는 농민지원사업비를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를 농업인 지원과 지역발전 비용으로 쓴다.

농협금융은 매년 중앙회 농민지원사업비로 △2016년 3834억 원 △2017년 3628억 원 △2018년 2915억 원 △2019년 2997억 원 등으로 매년 2000~3000억 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기타손익에서 농민지원사업비가 비용으로 대거 발생하면서 매년 3000억 원대의 기타손실을 기록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금전적 뒷받침에 농협금융과 주요 자회사들도 재무적 부담이 상당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사들의 건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최대한 이익 유보에 주력해야 한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사업빚이 매년 늘어나면서 핵심 자회사인 농협금융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농협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작년 사업부채는 총 13조3072억 원으로, 전년 말(11조8180억 원) 대비 13% 늘었다. 신경분리 이후 중앙회가 갚아야 할 차입금이 대폭 늘자 발행한 채권 이자 비용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배당금은 타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거둬들인 수익 등 재무적 지표에 기반해 결정되고 2018년도 실적이 좋아 배당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며 "자본적정성 관련해서는 매년 개선되는 추세이고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준비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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