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고 실적’ SC제일은행, 정부 기조 역행 성과?

시간 입력 2020-05-19 07:00:05 시간 수정 2020-05-20 07: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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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차보전대출 금리 최대치 설정…지원 피하려는 '꼼수' 지적도

7대 시중은행 이차보전대출 금리(추정치). <자료=각사>
7대 시중은행 이차보전대출 금리(추정치). <자료=각사>

SC제일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에서 업계 최고 증가율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기조에 역행한 성과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이 정부의 요청에 따라 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을 우선시하는 것과 달리 그간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물론 부실채권 위험성이 높은 이차보전 대출 부담마저 경쟁사에 떠넘겼다는 이유에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93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760억 원)대비 23.4% 늘었다. 국내 7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SC‧씨티)의 평균 증감률이 –0.3%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23.7% 포인트 차이로 업계 최대 증가폭이다.

아울러 같은 기간 영업이익(1195억 원)의 경우 작년 동기(976억 원)보다 22.4% 늘었다.

이는 대출 자산 증가 및 자산관리부문 수수료 수익 증가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금리 및 환율 관련 파생상품의 트레이딩(거래)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SC제일은행 측의 설명이다.

여타 국내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경영환경 급변에 큰 수익을 보지 못한 것과 대조된다.

실제 국내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당부에 따라 지난 3월경부터 수익성 확보 차원의 활동보다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및 지원책 등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실채권에 따른 경영 위험성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환경의 악화가 예상되지만 현재로서는 이와 관련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는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의 경우 국내 시중은행과 달리 코로나19 지원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최근 금융당국이 SC제일은행의 이차보전 대출 진행 상황이 미미함에 따라 할당금액을 3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85% 가량 줄이고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국내 5대 시중은행에 재분배한 점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영세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해 마련된 이차보전 대출이란 1년간 연 1.5%의 초저금리로 최대 3000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은행별로 설정한 금리에서 1.5%를 뺀 만큼의 이자 중 80%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나 은행 입장에서는 남은 20%에 대한 이자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아울러 향후 부실채권으로 잡힐 가능성 역시 높아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1년이 지난 후에는 은행별로 설정한 금리에 맞춰 이자가 변동된다. 이에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은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제 농협은행의 경우 여타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지원 금리(3.84%)가 낮은 터에 이차보전대출의 소진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7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는 4.6% 수준이다.

그러나 SC제일은행의 경우 해당 상품의 금리를 업계 최고 수준인 7.8% 가량으로 설정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1년 뒤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을 경우 이율 부담이 높은 SC제일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7대 시중은행 중 상품 판매가 가장 적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실채권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SC제일은행의 1분기 기준 위험가중자산은 32조4067억 원으로 전 분기(28조8801억 원) 대비 12.2% 증가했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금 △미수금 △가지급금 등 빌려준 돈을 위험에 따라 다시 계산한 수치다. 회수 가능성이 없어 부실채권의 지표로 평가되는 무수익여신 역시 기업 기준 887억 원으로 전 분기(875억 원) 대비 1.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보전 대출의 경우 이자이익을 기대하는 상품이 아닌 일종의 사회공헌적 상품”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설정해 대출의 문턱을 높인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SC제일은행 측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은행 규모에 있어 대출의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고객들이 외국계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익숙한 5대 국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대신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착한임대료 지원 △비대면거래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펼치는 한편 △의료기관 마스크 지원 △긴급구호 임직원 모금 기부 등 지역사회 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주도하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을 포함해 각종 사회적 지원방안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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