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반등세에도 은행주는 부진...자사주 투자 손실에 울상
지난 3~4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급락장에 접어들자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 경영 의지를 적극 피력한 금융지주 회장들의 어깨가 무겁다.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대부분 은행주의 주식가치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못하면서 마이너스의 자사주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 4월 총 1만주의 자사주를 8571만 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8190원을 기록해 매입 시기 보다 떨어지면서 평가액은 8190만 원으로 감소해 총 382만원의 손해를 봤고 마이너스(-) 4.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지난 3월31일 자사주 6000주를 단가 3만5750원에 사들였지만 KB금융지주의 주가는 3만260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허 행장은 1890만원의 손해를 봤고 -8.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3월, 4월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만5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총 매입금액은 7702만 원에서 7470만 원으로 줄며 232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반면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수장은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다. 김지완 회장은 지난 3월에만 5차례 자사주 매입에 나서 총 6만6600주를 3억750만 원에 사들이며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김 회장이 난 3월 6일 6060원으로 사들인 2만1800주는 2845만 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이후 매입한 자사주들은 BNK금융의 주가가 3월 12일 52주 최저가(3565원)을 찍은 이후 4755원까지 오르면서 총 918만 원의 투자 차익을 거뒀다. 하지만 수익률은 1.4%에 그쳐 매입 규모 대비로는 적은 수익을 기록했다.
최근 큰 주가 상승폭을 기록한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도 소폭의 투자수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자사주 5668주를 2만2550원으로 사들였고 이후 주가는 2만675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총 매입금액이 1억2781만 원에서 1억5162만 원으로 늘어 총 2381만 원의 투자 차익을 얻었고, 투자 수익률은 18.6%에 달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도 지난 3월 17∼24일 매수한 자사주 4만주가 매입 시기 대비 주가가 1000원 이상 오르면서 2808만 원의 수익과 17.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주가가 폭락하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대기업 오너들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최대 수백억 원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지주 회장들은 반등장 속에서도 좀처럼 큰 수익을 얻지 못하고 목표했던 주가 회복도 예상보다 고전하고 있다. 은행주들이 4월 말 경 외국인 매수세로 단기간 반등세를 나타냈지만 코스피 지수의 반등폭에 비하면 유독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이는 현저히 저평가된 은행주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4대 금융지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KB금융 0.33배, 신한금융 0.36배, 우리금융 0.27배, 하나금융 0.28배 등이다. 주가 대비 주당 순자산 비율로,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인데 0.5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주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에 부실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자영업자 등의 원리금 상환을 유예시키는 대책을 내놓는 것도 은행의 실적 악화 전망을 키우고 있다.
다만 앞으로 은행주 흐름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나타났듯이 호실적이 2~3분기까지 지속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재유입될 수 있는데다 은행주 비중이 저평가돼 있어 국내 기관들은 이 경우 추격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장기 관점에서 은행주 추가 반등 가능성을 더 열어두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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