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부서 신설‧행장 직속 운영…신뢰도 재건
시중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를 거울삼아 ‘소비자 보호’를 주요 경영목표로 삼고 투자상품 리콜제를 도입하는 등 신뢰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종 제도와 시스템을 소비자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등 고객 권익 보호를 통해 이탈을 막는 한편으로 시장 점유율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에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손님 신뢰 회복’을 선언하고 자산관리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대적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시중은행 중 최초로 ‘투자상품 리콜제(책임판매제도)’를 도입했다. 또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 후 외부 전문가 리뷰 실시 △완전판매 프로세스 준수를 위한 통합 전산시스템 개발 △딥러닝 AI 기술을 활용한 필체 인식 시스템 도입 △상품도입 절차에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적용해 불완전판매 원천 차단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에 나섰다.
아울러 기존 겸직체제로 운영하던 소비자보호 그룹장과 손님행복본부 본부장을 독립 배치하고 소비자 보호 강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상품위원회를 투자상품위원회와 은행상품위원회로 분리 운영하고 투자상품위원회의 상품도입 절차 내 리스크 관리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완전판매를 위해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손님투자분석센터를 뒀다. 이를 통해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전략을 분석해 투자 적합성을 관리하는 한편 투자수익률 점검을 통해 포트폴리오 조정(리밸런싱)을 지원한다. 또 연말까지 완전판매 프로세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1일부터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경우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는 ‘투자상품 리콜제’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에는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을 금융소비자보호그룹과 홍보브랜드그룹으로 재편하고 소비자보호그룹장에 CCO(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를 선임한 뒤 은행장 직속의 독립 조직으로 편성했다. 고객보호 업무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뜻에서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금융소비자보호조직을 신설해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 ‘소비자 보호 권익 강화 자문위원회’의 발대식을 갖고 은행 소비자보호 정책 개선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
이는 외부전문위원 4명과 내부위원 1명이 소속된 행내 기구로 소비자 보호 제도 및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의견 제시, 신규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지향성 검토 등 금융소비자의 권익 강화를 위한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위원회를 설치했다는 게 국민은행 측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브랜드전략그룹 산하였던 소비자보호 분야를 따로 분리해 소비자보호본부를 신설하고 그룹 내 전문가로 손꼽히는 명현식 상무를 CCO로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일 전국 22개 지역 영업본부 및 1개 PWM(신한금융그룹 자산관리 브랜드)본부에 ‘금융소비자보호 오피서’를 배치하고 소비자보호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신한은행 각 지역본부에 별도 인력을 투입해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과제들을 점검하고 영업점에서 발생한 고객의 불만사항 해결을 지원하는 제도로, 풍부한 근무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부서장급 퇴직직원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소비자보호본부를 소비자보호그룹으로 재편하고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 전 점검부터 이후 관리까지 전담하도록 했다.
또 IPS본부를 그룹으로 격상시켜 산하에 투자 상품의 판매 및 관리 등을 총괄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중은행 최초로 투자 상품 판매정지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AI 시스템을 활용한 상품 판매프로세스 점검도 추진 중에 있다.
이밖에 올 초부터 직원들의 성과평가 방식인 핵심성과지표(KPI)를 기존의 단순 상품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고객에 적합한 상품판매 및 사후관리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은행권 최초로 ‘목표 달성률 평가’도 도입했다.
IBK기업은행도 금융소비자보호 권익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에 나섰다.
지난달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에서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CCO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상품 개발부터 심의, 사후관리 등 상품판매 전 과정에서 고객보호기능을 강화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또 그룹 산하에 소비자 보호 사전 조치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부와 사후 관리를 위한 금융소비자지원부를 분리 운영해 고객 보호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 1월 준법감시인과 CCO 겸직을 해제하고 소비자보호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강문철 금융소비자부문장을 CCO로 선임했다.
아울러 내년 3월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법의 ‘위법계약의 해지’ 조항에 따라 도입 예정인 ‘투자상품 리콜제’ 등을 포함한 내용을 논의할 태스크포스(TF)를 내달 중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LF, 라임사태 등 대규모 금융사고로 인해 올 초부터 소비자보호가 은행권에서 가장 화두로 자리하고 있다”며 “‘투자상품 리콜제’ 역시 우선 도입한 하나‧우리은행에 이어 타 은행에서도 신중히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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