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집회‧고발에 골머리 앓는 금융권, ‘신뢰 회복’ 어쩌나

시간 입력 2020-06-19 07:00:21 시간 수정 2020-06-19 08: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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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 보상안 우선 수용 적극 검토…“소비자 보호 우선”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가 지난 4일 오전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4차 집회를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가 지난 4일 오전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4차 집회를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펀드 상품에 투자했다가 자산이 손실된 이들이 금융 본사 앞에서 연이은 집회와 고소‧고발 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신뢰도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불완전판매 여부 등 과실에 대한 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소비자 보호에 충실하지 않은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금융권은 날을 세우기보다는 최대한으로 요구 보상안을 수용하고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운용사에 대한 자체 실사 결과 부실 운용 등의 가능성이 발견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선제적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펀드의 경우 아직 금감원으로부터 부실 판매 등에 대한 제재를 받지 않았지만 금융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선지급안 등 보상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법무법인 한누리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투자자 30여 명을 대리해 내달 중으로 하나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을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 역시 ‘디스커버리 핀테크 글로벌(선순위)채권 펀드’ 가입고객에게 최초 투자원금의 50%를 선 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환매중단 장기화에 따라 자금이 묶여 발생하는 고객들의 불편과 애로사항을 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50%를 지급한 뒤, 향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최종 보상액과 환매 중단된 펀드의 최종 회수액이 결정되면 차액을 정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에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업계 최초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업은행에 자율배상을 요청하는 5차 집회까지 진행했으며, 지난 17일에는 금감원 앞에서 신속한 검사와 형사고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신증권 역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피해액의 30%를 선지급하는 방식의 보상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이는 라임자산운용 대신증권 환매피해자모임이 지속적으로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피해보상을 요구한데 따른 조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이사회를 통해 라임자산운용 CI무역금융펀드 투자자에 원금의 약 50%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앞서 신한은행을 통해 라임 펀드를 거래한 피해자들은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3월26일 신한금융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우리은행 라임 피해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계획한 시위를 일단은 잠정 연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피해 소비자들의 잇따른 집회와 고소‧고발 등은 금융사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금융사들이 이에 적극 대응하거나 제재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우선적으로 요구사항을 최대한 검토하고 수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BNK부산은행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인수설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예금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본점 등에 오물을 투척하고 부산은행을 비방하는 구호를 외치는 등 영업을 방해하자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및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지난달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사들이 2018년부터 시위와 농성을 지속하고 있는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을 상대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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