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교체…시대 흐름 따라 ‘디지털 격차 완화’ 보다 중요
정부가 오는 2023년까지 사실상 모든 은행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시각·지체장애 지원 기능을 갖춘 범용 기기로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매년 ATM 설치 대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현금거래와 대면거래 비중이 축소된 시대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 뱅킹 장애인 지원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정부의 ‘범용 장애인 ATM 설치비중 확대’ 정책에 맞춰 오는 2023년까지 기존 ATM을 범용 기기로 순차 교체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지난 18일 금융위원회가 장애를 가진 고객들도 보다 편리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장애유형과 무관하게 이용이 가능한 범용 ATM의 설치 비중을 100%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의 ATM 총 6만7770대 중 비장애인만 이용 가능한 ATM의 설치 비중은 0.8%(537대)에 불과하다.
사실상 99% 가량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기기로 설치됐다는 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그러나 장애 유형별로 필요한 서비스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관없이 모두 장애인 전용 기기로 표현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정책 시행 배경이다.
실제 전체 ATM 중 장애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장애인이 사용 가능한 범용 ATM의 설치 비중은 77.4%(5만2456대)다.
남은 22% 가량 중 지체장애인 지원을 위한 휠체어용 공간 규격을 충실히 준수하고 있는 ATM은 0.2%(141대) 뿐이며 21.6%(1만4636대)는 시각장애인 지원을 위한 △점자표시 △화면확대 △이어폰잭 중 1개 이상을 보유한 시각장애 전용 ATM이다.
이번 정책을 통해 장애인 친화적 ATM 이용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바람과 달리 문제는 매년 은행권의 CD기(현금지급기)와 ATM기, 화상단말기 등 기타 자동화기기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자동화기기 설치 대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만4625대로 5년 전인 2015년(3만2003대)에 비해 23.0% 줄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28.1%(1만1405대->8197대), 우리은행이 27.7%(7984대->5776대) 없앴다. 하나은행은 18.2%(4874대->3989대), 신한은행은 13.9%(7740대->6663대) 축소했다.
여기에 편의점 등에 설치된 VAN사의 ATM 4만7793대 중 범용 ATM은 불과 5.3%(2536대)에 불과하지만 이를 교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잇따를 수 있다고 발표한 점에서 장애인 금융서비스 환경 개선에 큰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맞춰 ATM을 범용 기기로 교체하는 한편으로 비대면 거래로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장애인 등 금융소외계층의 디지털 격차 완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권 최초로 시각장애인용 디지털OTP(One time password) 서비스를 실시했다. 빠른 배터리 소진, 음성 미출력 오류, 이어폰 연결 불량 등 잦은 고장으로 사용이 불편했던 기존 음성OTP의 단점을 개선해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아직 텔레뱅킹에서만 이용 가능하나 향후 스마트뱅킹이나 인터넷뱅킹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장애인 친화 영업점을 열어 운영 중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 13개 영업점에서 운영 중인 이곳에는 수화상담 능력을 갖춘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는 등 장애인들의 금융서비스 이용 편의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사 모바일 앱 ‘쏠(SoL)’의 장애인 맞춤 메뉴를 통해 △친화 영업점 위치 소개 △최적 방문 시간 알림 △대기 고객 현황 △번호표 발급 △장애인 전담 창구 예약 등을 바로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청각장애인 맞춤형 고액 이체 인증서비스 도입, 장애인 고객의 모바일 채널 이용 편의을 위한 챗봇 ‘쏠메이트 오로라’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인터넷‧모바일‧폰뱅킹 거래를 위한 시각장애인용 보안매체(보이스OTP, 점자형보안카드 등)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저시력자를 위한 골든라이프뱅킹과 큰 글씨 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청각 장애인의 휴대폰 ARS 거래를 돕기 위해 마련한 보이는 ARS 시스템(문자 표기 시스템) △시각장애인의 영업점 객장 비치 상품 홍보물 이해를 돕기 위한 음성 문자전환 서비스 △일반코드표의 1.5배 통장 크기로 제작해 가독성을 제고한 저 시력자용 폰뱅킹 서비스 코드표 △음성 상담이 어려운 손님을 위한 이메일, 화상 수화상담 서비스 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ATM 범용 기기로의 교체를 통한 장애인의 금융서비스 이용환경을 개선하는 한편으로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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