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 사활 건 금융지주, 리딩금융 바뀔까

시간 입력 2020-06-24 07:00:05 시간 수정 2020-06-23 18: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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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회장 직접 진두지휘...디지털 변화 대응 컨트롤타워 '신설'

4대 금융지주 디지털 혁신 작업 진행 사항. <자료=각사>
4대 금융지주 디지털 혁신 작업 진행 사항. <자료=각사>

금융지주가 그간 경영 화두로 삼으며 강조해온 ‘디지털 혁신’ 작업이 올 들어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디지털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그룹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등 디지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지주들의 움직임이 더 빨라져서다.

이는 소비자 이용 패턴이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은 물론 카카오, 네이버 등 거대 IT(정보기술)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성공궤도를 달리는데 따른 대응책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전통 금융사가 지닌 강점을 뛰어넘기 어려운 만큼 금융권에서는 디지털 혁신에 우위를 점하는 기업이 향후 리딩금융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회장을 위원장으로 앞세운 ‘디지로그(Digilog) 위원회’를 신설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맞춰 그룹의 주요 디지털 사업 아젠다를 논의하고 실행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으로 7개 그룹사(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오렌지라이프, DS, AI)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디지털 협업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금융 측은 “디지로그 위원회를 중심으로 데이터 사업 추진을 더욱 가속화하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그룹 차원의 디지털 사업 실행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디지털 성과관리 체계 구축, 디지털 부문 그룹 제휴 소통, 협업 강화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역시 지난달 디지털 비전 ‘디지털 포 베러 라이프(Digital for Better Life)’를 새롭게 선포하고 손태승 회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컨트롤타워로 구축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 비대면) 바람이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상황에서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며 산하에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총괄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총괄’ 조직을 구성해 탑다운(Top-Down)식 리더십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핀테크 기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타업종과 적극적인 디지털 협업을 추진하는 등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외부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ICT(정보통신기술)기업과 연계한 AI(인공지능) 전문가 양성 과정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내부 역량 강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한다.

하나금융도 지난 2018년 김정태 회장을 필두로 진행한 ‘디지털 비전 선포식’의 일환으로 최근 금융 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해 ‘DT 유니버시티(University)’를 출범했다.

이는 그룹 전반에 걸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자 온라인과 오프라인 과정을 통해 디지털 맞춤형 실무 교육을 진행하는 통합 교육 플랫폼으로, 그룹의 모든 임직원이 1개 이상의 분야에서 전문화된 인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상향평준화하고 향상된 역량을 기반으로 손님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선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T 유니버시티의 출범을 계기로 향후 그룹의 모든 역량을 ‘앞서가는 디지털 금융그룹,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디지털 비전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그룹·단·본부 내 각 부문의 자율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특임조직(디지털 랩)과 데이터전략부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KB금융 또한 지난 2018년 윤종규 회장 산하에 그룹 내 디지털‧IT‧데이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하고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허인 국민은행장을 앞세워 디지털 전환에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임원으로는 한동환 디지털혁신총괄(CDIO), 이우열 IT총괄(CITO), 윤진수 데이터총괄(CDO) 담당이 활동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하드웨어까지 보안기술을 적용한 사설 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를 개발하고 은행, 손해보험 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의 금융거래도 가능하도록 KB금융그룹 통합인증 환경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측은 “모바일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기업과는 달리 오프라인 채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모바일 혁신을 통한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조화를 이루는 최상의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디지털 전환’을 언급하는 차원에 불과했다면 최근 금융권은 실제 그룹 회장을 필두로 지주를 컨트롤타워로 한 디지털 조직을 꾸려가고 있는 추세”라며 “지방금융, 여신금융그룹 등 역시 디지털 전환에 속도전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향후 금융권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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