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스타트업 투자 어디까지 왔나

시간 입력 2020-07-02 07:00:18 시간 수정 2020-07-02 07: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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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년간 국내외 약 1700억 투자

유통 대기업이 2015년 이후 스타트업 등에 투자한 금액이 약 1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생 애니메이션 제작사부터 온라인 기반 쇼핑 플랫폼 등 다방면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에는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관련 기술 투자도 있었다.

2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2015년부터 올 3월 말까지 타법인 출자 내역이 있는 168곳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계열 유통사 중 4차 산업과 스타트업 등에 기술투자를 한 곳은 5곳으로 확인됐다.

롯데쇼핑, GS홈쇼핑, GS리테일, CJ ENM, 이마트 등 5곳의 지난 6년간 투자금액은 1676억 원(최초 취득액)으로 집계됐다. 500대 기업 전체 기술투자액 규모가 약 2조70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유통 업계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나, 최근 2년간 급증한 것으로 볼때 확대 가능성은 높다.

가장 투자가 활발한 곳은 GS홈쇼핑이다. 투자 총액은 1069억 원이다. 벤처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까지 더하면 약 1700억 원에 달한다. GS홈쇼핑은 작년에만 11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 중에는 해외기업도 있었다.

GS홈쇼핑은 유통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벤처 투자에 오랜 기간 공들여온 기업이다. 지난 10여년간 벤처 생태계 환경 조성에 관심을 두고 꾸준히 투자한 결과 사업적 시너지도 가시화됐다. '바램시스템'이 만든 반려동물 CCTV '앱봇라일리'는 GS홈쇼핑 T커머스채널에서 판매해 매출 2억 원을 달성했고, 2017년 투자한 AB180의 분석툴을 데이터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18년 미국 온라인 유기농 기업 '스라이브 마켓', 반려동물용품 업체 '펫츠비' 등 2곳에 총 389억 원을 출자했다. 스라이브 마켓이 가진 유기농 상품 경쟁력과 데이터 분석 기법을 눈여겨본 GS리테일은 338억 원 투자를 결정했다. 펫츠비의 경우 온라인몰 GS후레쉬을 통해 반려동물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펫츠비에 두차례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CJ ENM은 가장 최근에 투자한 덱스터스튜디오를 비롯해 5개 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출자 규모는 160억 원이다. 홈쇼핑과 미디어·콘텐츠가 합쳐진 기업인 만큼 타 유통사들과 투자 방향에서 차별화 됐다. 신생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비롯해 1인 미디어 시대에 발맞춰 엉클대도, 라임캐스트, 셀러리걸 등 크리에이터 설립법인에 투자했다.

롯데쇼핑의 스타트업 투자는 모두 해외에서 발행했다. 미국 유기농 생리대 제조업체 라엘,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퓨젼 등 2곳이다. 특히 퓨전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3D 촬영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촬영 독점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롯데백화점이 이 기술을 활용해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온라인몰에서는 상품의 단면만 볼수 있어 제품을 입체적으로 보기 힘들었던 단점을 보완하고자 기획한 것인데, 엘롯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360도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마트가 첫 투자하기로 한 기업은 인터마인즈로, 신세계I&C도 출자에 참여했다. 이마트가 5억 원, 신세I&C가 10억 원 씩 투자했다. 인터마인즈는 친숙하게 알려진 무인계산대 '아마존고'와 비슷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I&C의 주도로 인터마인즈와 리테일테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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