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상반기 위기 넘겼지만…하반기는 사모펀드 리스크·NIM 방어 관건

시간 입력 2020-08-03 07:00:02 시간 수정 2020-08-04 08: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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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디스커버리 등 금융리스크 잔존…대손충당금 규모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줄 듯

IBK기업은행 2019-2020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2019-2020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지원에 가장 앞장선 가운데 나름의 선방한 실적으로 상반기 위기는 넘겼지만 하반기의 경우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속적인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사모펀드 등으로 인한 금융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분기 3166억 원의 지배주주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3483억 원)를 9.1% 하회하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는 전년 동기(4270억 원)와 비교해 25.9% 감소한 규모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9859억 원)보다 16.7% 하락한 8210억 원을 기록했다.

자회사를 제외한 기업은행의 별도기준 상반기 순익은 7140억 원이다. 전년 동기(8662억 원)보다 17.6% 줄어든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측은 “경기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 탓”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기업은행은 2분기에만 5000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았다. 1분기 약 2180억 원의 충당금을 더할 경우 상반기에만 무려 718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6116억 원)보다 17.4% 증가한 수준으로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제는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으로 1612억 원을 선제적 적립한 것일 뿐, 라임‧디스커버리 펀드 등 금융상품 손해배상 관련 리스크는 모두 털어버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적립한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은 406억 원 수준으로 우선 결정된 50% 선지급 보상안 내에서만 반영됐다는 게 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우리금융이 무역금융 펀드와 관련한 배상안이 아직 다 나오지 않은 상태임에도 최대한 관련 충당금을 설정해 일회성 비용처리로 털어내는 등의 행보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신한‧하나 등 여타 금융지주 역시 각종 금융 리스크와 관련한 지출 예상 비용을 최대한 2분기에 반영했다.

여기에 대규모 저금리 지원대출 집행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이 커졌다는 점 역시 하반기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업은행의 6월 말 기준 NIM은 1.60%로 전 분기보다 0.09%포인트, 전년 동기보다 0.29%포인트 하락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하반기 이후 하락폭이 커진 NIM 방어가 향후 실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와 함께 배당 성향 상승을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연이은 증자로 인한 주식 가치 희석과 이로 인한 소액주주의 주주 가치 훼손 우려도 제기된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4월에 두 차례, 6월 한 차례, 7월 한 차례 정부에 의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반년 새 무려 네 차례의 증자를 진행한 결과 주식 수가 1조6150만7000주나 증가했다. 이는 증자 전 보통 주식 수의 27.9%, 우선주 포함 발행주식 총수의 23.9%에 해당하는 수치다. 증자 결과 2020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19% 감소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3.6배에서 4.5배로 상승했다. 기업은행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8110 원으로 전년도 말(1만1800 원) 보다 31.3%가량 하락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뤄진 증자 및 대출증가가 기업은행 성장의 기반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출연이 아닌 3자배정 유상증자로 이뤄진 점은 소액주주입장에서 희석효과가 매우 컸다”고 지적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대출증가 및 신규고객 유치라는 증자의 결과가 향후 장기적으로 재무제표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주느냐가 관건이지만 단기간에 급증한 주식 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지표를 희석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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