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커버리지비율, 예대율 등 통상 규제 수준 벗어나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시중은행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여파를 비껴간 1분기와는 달리 2분기부터는 은행 건전성 등의 위험도가 실제 수치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하반기부터 대출 속도를 조절하는 등 제각기 노력을 펼칠 계획이지만, 지속적인 추가 지원을 펼치라는 정부의 압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2분기 말 통합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97.8%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104.5%)와 비교하면 6.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말(107.2%)과 비교하면 무려 9.4%포인트 하락이다.
오는 3분기 말까지 당국의 규제비율이 100%에서 85%으로 한시적 인하됨에 따라 규제 위반은 겨우 피했지만 지속적인 LCR의 하락은 은행 자산 유동성에 위험성을 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LCR이란 자산부채구조에 내재된 유동성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바젤Ⅲ에 도입한 규제비율로, 고(高)유동성자산을 1개월 순현금유출로 나눈 비율이다.
은행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외화 유출이나 자금 인출 등이 발생하더라도 30일 동안 현금화하기 쉽거나 제약조건 없이 활용 가능한 자산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당국에서 규제한 최소 의무보유비율은 100%다. 지표가 높을수록 은행이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큰 것으로 본다.
하나은행도 2019년 말 107.08%였던 LCR이 1분기 103.53%에서 2분기 103.39%까지 낮아졌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131.88%이었던 LCR이 1분기 116.53%으로 무려 15.35%포인트 떨어졌다.
예금 잔액(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 예대율 역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2분기 국민은행의 예대율은 100.4%로 규제 수준인 100%를 0.4%포인트 넘었다. 지난 4월 발표한 금융당국의 규제 유연화 방안에 따라 5%포인트 이내의 예대율 위반에 따른 제재는 피했지만 대출 여력의 악화가 지표에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99.4%), 우리은행(97.9%), 하나은행(97.5%) 등 역시 전 분기 대비 최대 2.9%포인트 상승하는 등 예대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금융지원(대출)으로 인한 결과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상반기 기업대출 증가액은 81조3000억 원으로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증가액(48조8000억 원)의 약 두 배 가량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액 역시 지난 5월 3조9000억 원, 6월 8조7000억 원, 7월 9조 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권은 대손충당금을 확대하고 하반기부터 보수적인 대출을 실시해 여신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실제 상반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3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000억 원) 대비 157.0% 증가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은행권의 적극적 금융지원 노력을 지속할 것과 오는 9월로 예정된 대출 만기‧이자상환 유예 조치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2월 7일부터 지난달 말일까지의 시중은행의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수치는 각각 48조6000억 원과 439억 원이다. 금융권은 9월 이후에도 연장 조치가 지속된다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은행의 유동성과 건전성 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 비교해 좋지 않은 상태라는 점은 사실”이라며 “각 사별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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